[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K게임은 올해 글로벌 보폭을 더 넓힌다. 중국 게임 시장이 3년째 빗장을 걸어 잠갔지만,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 등으로 수출 창구를 다변화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실제로 국내 게임의 중화권 수출 비중이 줄어든 대신, 다른 국가 비중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수출 비중은 2017년 60.5%에서 2018년 46.5%로 전년 대비 14%p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북미 수출 비중은 15.9%로 9.3%p 뛰었고, '외산 게임의 무덤'이라 불렸던 일본 수출 비중은 14.2%로 2.2%p 상승했다. 유럽(6.5%)과 기타지역(6.6%)도 각각 2.7%p, 2.2%p 올랐다. 동남아도 10% 이상 비중을 이어갔다.
이에 게임업계는 올해도 웰메이드 게임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E3, 대만 타이페이 게임쇼 등 글로벌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신작 출시에는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빅3', 해외 시장 공략 드라이브
게임업계 '빅3'인 넷마블, 넥슨, 엔씨소프트도 올해 신작들을 앞세워 공세 수위를 높인다. 국내외에서 게임성이 검증된 신작들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IP) 확대와 플랫폼 다변화 등을 적극 꾀하고 나설 계획.
넷마블은 올해 방준혁 의장이 신년사에서 '강한 넷마블'을 강조한데 이어 권영식 대표까지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흥행성을 입증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상반기 중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24개국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대한다.
온라인 게임 '스톤에이지' IP를 기반으로 석기시대 라이프를 담아낸 모바일 MMORPG '스톤에이지M(가제)'과 북미 자회사 카밤의 '마블 렐름 오브 챔피언스'도 상반기 출시된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공개한 '제2의 나라: 크로스 월즈'는 하반기 출시 일정이 잡혔다.
최근 국내 출시돼 구글 플레이 매출 3위에 진입한 모바일 야심작 'A3: 스틸얼라이브'는 e스포츠화에 더해 이르면 올 하반기 중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한다.
넷마블 최초의 콘솔 게임 '세븐나이츠 - 타임 원더러'는 올 여름 글로벌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며, 닌텐도 스위치 e샵을 통해 유료 판매될 예정이다.
3개 모바일 신작은 이미 출시된 상황. 올 초 글로벌 시장에 내놓은 '매직: 마나스트라이크'의 경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크로스'는 이달 초 출시된 뒤 일주일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300만를 기록했다. 북미 앱스토어(iOS) 매출 10위, 프랑스 양대 마켓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위치기반 그림퀴즈 게임 '쿵야 캐치마인드'를 글로벌 감성에 맞게 현지화한 '쿵야 드로우파티'도 최근 출시,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그림과 퀴즈 요소를 바탕으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7일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중국 판호 제재 지속 및 모바일 게임시장 경쟁 심화 등 국내 게임산업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TS월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 주요 신작을 국내외 시장에 차질없이 선보이면서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올해는 다양한 융합 장르 개척, 자체 IP 기반 게임 개발 활성화 및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게임 출시 등을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슨은 최대 기대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을 올 상반기 중국에 출시하며 주춤했던 중국 매출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인기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이 게임은 최근 현지에서 비공개 테스트(CBT)를 마친 상태. 25일 기준 사전 예약자 2천600만명 이상을 모으며 흥행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온라인 게임 '카트라이더'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도 상반기 중 글로벌 서비스에 돌입한다. 국내에 선 출시된 모바일 MMORPG '트라하'는 상반기 일본 출시를 앞두고 사전예약이 진행 중이다.
국내 흥행에 성공한 모바일 MMORPG 'V4'는 최근 대만과 마카오, 홍콩 지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V4 PC 베타 버전도 함께 출시돼 해당 지역 이용자들이 PC에서도 게임을 크로스 플레이 할 수 있게끔 지원하고 있다.
빅3 중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적은 엔씨소프트도 올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하며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현재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 중인 모바일 MMORPG '리니지2M'은 구체적인 시기나 지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연내 글로벌 서비스에 나선다.
또 북미 법인 '엔씨웨스트'는 올가을 신개념 인터랙티브 음악 게임 '퓨저'를 북미와 유럽 시장에 선보인다. 엔씨웨스트가 퍼블리싱하고, 미국 '하모닉스'가 개발한 퓨저는 콘솔 PC 플랫폼 신작인 데다 엔씨소프트의 주력 장르인 MMORPG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을 겨냥, 여러 콘솔 게임도 준비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며 "국내 모바일 MMORPG 시장을 창출해 온 성공 경험을 글로벌 시장에 이식하기 위한 지혜를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신작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며 "PC에서 모바일로, 더 나아가 콘솔까지 플랫폼을 확장해 경계를 뛰어넘는 '글로벌 종합게임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견 게임사 등도 해외 시장 '정조준''
중견 게임사 등도 올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스마일게이트, 크래프톤, 펄어비스, 네오위즈, 컴투스, 위메이드, 라인게임즈, 그라비티, 선데이토즈 등이 글로벌 시장 공략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온라인 게임 대표작 '크로스파이어' IP를 활용한 콘솔 게임 '크로스파이어X'를 올 하반기 북미와 유럽에 선보인다.
같은 IP 기반 배틀로얄 온라인 게임 '크로스파이어 제로'도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올해 출시된다. 여기에 글로벌 e스포츠 리그 'CFS'로는 크로스파이어의 글로벌 인기도 이어간다. 현재 'CFS 2020'를 준비 중으로,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온라인 MMORPG '로스트 아크'는 지난해 러시아 오픈 베타 테스트(OBT)에 이어 올해는 일본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일본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해외 진출 사례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크래프톤 역시 '다크 크리스탈: 저항의 시대'와 '에어'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두드린다. 동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기반으로 제작된 턴 기반 전략 역할수행게임(RPG) 다크 크리스탈은 크래프톤 자회사 엔매스 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월 PC 및 콘솔로 글로벌 출시했다.
온라인 MMORPG 에어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현재 게임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국내 출시 이후 글로벌 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MMORPG와 배틀로얄 장르를 합친 융합 게임 '섀도우 아레나'를 올 상반기 해외 시장에 선보인다. 펄어비스의 대표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이 게임은 3차에 걸친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CBT)를 통해 전 세계에서 1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모으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네오위즈도 PC 온라인, 모바일, 콘솔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온라인 게임 'DJ맥스 리스펙트 V'를 스팀에 정식 출시한 데 이어 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앞서 선보인 '메탈유닛'과 '스컬'도 올해 정식 출시된다. '플레비 퀘스트: 더 크루세이즈'는 내달 9일 스팀에서 정식으로 선보인다.
모바일 게임 중 올 초 국내 출시된 방치형 캐주얼 RPG '위드히어로즈'와 골프 게임 '골프챌린지', 야구 게임 '베이스볼 클래시'가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국내에 먼저 출시된 전략 RPG '킹덤오브히어로'는 올해 중화권에도 출시되며, 같은 장르인 '컴온 나이츠' 역시 상반기 중 국내 출시를 거쳐 글로벌로 나간다.
콘솔 게임 '블레스 언리쉬드'는 엑스박스원 버전으로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이미 출시된 상태. 퍼블리싱과 운영은 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가 맡고 있다.
컴투스의 경우 기존 인기작 '서머너즈워' IP를 활용한 2종 신작 '서머너즈워: 백년전쟁'과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을 연내 글로벌 시장에 공개하며 서머너즈워 IP 파워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머너즈워 150년의 세계관과 히스토리를 담은 '서머너즈워 유니버스 바이블'을 기반으로 미국 스카이바운드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제작한 소설과 코믹스도 올해 공개된다. 글로벌 e스포츠 대회인 서머너즈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SWC)도 이어간다.
모바일 게임 '히어로즈워: 카운터어택'은 태국 출시를 시작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며, 골프 게임 '버디크러시'도 해외 서비스 지역도 늘릴 예정. 자회사 노바코어가 개발한 방치형 슈팅 게임 '드래곤스카이'는 최근 아메리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외 스카이바운드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개발 중인 헐리우드 IP '워킹데드' 기반 모바일 게임의 경우 내년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라이선스 사업 확대와 동시에 IP 침해에도 적극 대응할 계획. 중국 게임사들과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현지 시장에도 진출한다.
중국 라이선스 사업은 소송 결과에 따라 속도가 붙을 전망. 미르 IP 관련 샨댜게임즈와의 싱가폴 국제중재법원(ICC) 중재 소송, 37게임즈와의 전기패업 소송 등 판결이 올해 순차적으로 나올 예정인 때문이다. 킹넷과의 라이선스 계약 불이행 문제는 현재 중국 법원에서 강제 집행 절차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미르 IP 기반 3종 모바일 게임인 '미르4', '미르M', '미르W'로 구성된 미르 트릴로지는 미르4의 국내 출시를 시작으로 한국과 중국 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자회사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 올 초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론칭한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는 최근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가칭)'와 '아쿠아리움 포 위믹스(가칭)'를 공개하고 상·하반기 중 각각 서비스하기로 했다.
라인게임즈도 개발 중인 5개 신작을 올해 선보인다는 목표다. 모바일 트레이딩카드게임(TCG) '레이브닉스: 더 카드 마스터'와 모바일 RPG '슈퍼스트링'이 글로벌 원빌드로 개발 중이며, 글로벌 원빌드로 제작 중인 서바이벌 적진점령(MOBA) 게임 '로얄 크라운'은 모바일 플랫폼 외 PC(스팀) 플랫폼으로 글로벌 서비스에 나선다.
모바일 액션 어드벤쳐 게임 '프로젝트 PK'는 올해 국내 및 글로벌 서비스에 들어가며, 라인게임즈의 스튜디오 라르고가 콘솔 플랫폼으로 자체 개발하는 커뮤니케이션X서바이벌 어드벤처 게임 '베리드 스타즈'도 글로벌 출시된다. 다만 글로벌 동시 출시 여부 및 론칭 시점 등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그라비티 역시 라그나로크 IP를 활용한 게임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베트남 지역에 출시한다. 모바일과 PC 플랫폼으로 국내 서비스된 '으라차차 돌격 라그나로크'는 '라그나로크 프론티어'라는 이름으로 인도네시아에 출격한다.
이외 'ROX 넥스트 제너레이션'을 대만, 홍콩, 마카오에서 올해 안에 서비스한다. 단 세부 일정 및 지역, 명칭 등은 변경될 수 있다.
선데이토즈는 자체 IP 및 해외 유명 IP를 활용한 주요 신작들을 통해 올해를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애니팡 시리즈 최신작으로 최초의 길드형 소셜 네트워킹과 실시간 대전 등을 탑재한 '애니팡4'는 상반기 국내에 먼저 출시되며, 하반기 카툰네트워크의 인기 IP '파워퍼프걸'을 활용해 뉴트로 감성으로 재구성한 '상하이 애니팡' 리메이크 버전을 일본 및 아시아 지역에 서비스한다.
또 애니메이션 채널 카툰네트워크와의 합작 프로젝트로 '파워퍼프걸',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 '검볼', '위 베어 베어스: 곰 브라더스' 등 애니메이션 4종 IP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하반기 중 아시아 시장에 선보인다.
라인프렌즈의 BT21을 활용한 모바일게임과 인기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새로운 모바일게임도 하반기 국내외 시장에 론칭한다. 이 게임은 소셜 네트워킹에 퍼즐 게임을 가미한 새로운 장르가 특징이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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