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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품질 권한 밖?…해외CP, ISP 통보 없이 '화질저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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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유튜브 화질↓…방통위 "페북과 달라" vs 업계 "품질의무 져야"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구글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용이 폭증하면서 유튜브 영상 기본화질을 고화질(HD)에서 표준 화질로(SD) 낮추고 있다. 사전에 망 트래픽 부하를 막겠다는 조치다.

그러나 이에 따른 망품질 저하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사전에 이를 통신사 등 인터넷제공사업자(ISP)에는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시행된 '망 이용계약 가이드라인' 상 문제가 될 수 있는 대목.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구글 등과 같은 콘텐츠 업체(CP)의 트래픽 경로 변경 망 품질 관련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이를 사전에 ISP에 통보토록 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CP가 망 품질 관리의 책임은 ISP에 있다고 주장해온 것과도 다른 움직임이다. 해외 대형CP가 스스로 망품질에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 이에 맞는 의무 등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감독당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사전적 대응 차원이 크고, 페이스북의 접속경로 임의변경에 따른 이용자 피해 발생과 같은 사례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진=구글]
[사진=구글]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최근 유럽연합(EU) 내 모든 유튜브 영상 화질을 HD에서 SD로 일시적 낮추기로 한 가운데 한국에도 이를 순차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ISP인 통신 3사에는 통보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이통 3사 측은 모두 "구글에 이번 화질 조정과 관련된 사안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페이스북, 넷플릭스 트랙픽 증가와 망 품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난해 12월 26일 '공정한 인터넷망 이용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올해 1월 27일 시행에 돌입했다.

해당 가이드라인에는 'CP의 트래픽 경로 변경 등으로 이용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에 사전에 관련 정보를 ISP에 제공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를 놓고 통신사는 해외 CP들이 이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실효성 문제를, CP는 망품질은 ISP의 권한으로 CP에는 망품질 책임이 없고, 오히려 국내외 역차별만 강화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따라 당초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CP에 대한 망품질 유지 노력을 의무조항에 포함시켰으나 결과적으로는 사전 통보 방식을 낮춰 채택한 바 있다. 이번 구글 유튜브 사태로 CP로 인한 망품질 논란 등 문제가 재차 불거질 형국이다.

다만 방통위는 이번 구글 측 조치가 페이스북의 임의 경로 변경 등과는 다른 사안이어서 문제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유튜브의 스트리밍 화질 저하 설정은 페이스북과 같은 임의경로 변경으로 현저한 이용자 피해를 야기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업계는 이번 콘텐츠 화질 저하가 CP도 자체적으로 망 품질을 조정할 수 있음을 확인시킨 사례로 보고있다. 즉, 이번과 같이 트래픽에 현저한 영향을 끼치는 해외 대형CP의 경우 망 품질에 관여할 수 있어 그에 맞는 의무를 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망부하에 대응, 콘텐츠 품질을 떨어뜨린 것은 상황의 특수성이나 취지를 볼때 불가피한 조치라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이같은 좋은 취지의 망품질 전환조차 ISP에 알리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임의 변경 발생시 사전 고지할 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적으로 CP의 품질 전환을 ISP에 알릴 의무는 없으나 망 운영에 있어 원활한 소통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이 같은 조치는 구글 외에도 해외 CP인 디즈니,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대상에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으나 유럽의 경우 망 부하를 우려해 스트리밍 서비스 화질을 낮추기로 한 것.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화질에 따른 차등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어 결과적으로 이용자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CP의 최근 행보는 CP 역시 이용자 보호에 나설 수 있다는 방증"이라며, "해외 CP의 망품질 의무 노력이 보다 강하게 요구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해외 CP는 최근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 등 점검 회의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4일 '인터넷 트래픽 등 ICT 서비스 안정성 점검' 회의를 가졌으나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은 제외됐다.

해외 CP로 인한 트랙픽이 폭증하는 상황에서 망 품질 등에 관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실제로 해외 CP가 발생시키는 트래픽 사용량은 이미 국내 CP를 넘어선 상황이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이통 3사 LTE 트래픽 발생 추이'에 따르면 상위 10개 사업자 절반이 해외 CP였고, 전체 트래픽 중 유튜브와 페이스북, 넷플릭스 비중이 전체의 67.5%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CP는 이번 코로나19 극복에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망 사용료 역시 지불하고 있다"며, "하지만 해외 CP는 트래픽이 늘어 더 큰 수익을 거두면서도 망 사용료 없는 무임승차에 이제 서비스 품질까지도 임의로 저하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에 대해 구글코리아 측은 "코로나19로 인한 망부하에 대응, 콘텐츠 품질을 떨어뜨린 것은 상황의 특수성이나 취지를 볼때 불가피한 조치"콘텐츠 품질이 아닌 재생 설정을 변경한 것으로 필요한 경우 사용자는 설정을 고화질로 변경할 수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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