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카운티에 있는 삼성전자 세탁기 공장에 코로나 19 확진자 2명이 발생해 공장 가동이 멈췄다.
지난 1일 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있는 삼성전자 세탁기 공장 직원 2명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아 공장이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됐다. 현재 공장은 방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오는 6일에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다.
재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생산 기지의 셧다운위기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전자기업, 완성차 제조사, 철강업체 등 국내 핵심 제조업체들의 공장 가동이 코로나19 쇼크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앞서 지난달 자동차 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판매에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지만 4월 시작으로 코로나19 여파가 더 심상치 않아 악몽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분석에 재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럽 생산기지가 당분간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 러시아 정부의 코로나19에 따른 비상 공휴일 선포로 LG전자 루자 가전·TV 공장과 삼성전자 칼루가 TV 공장은 오는 5일까지 가동 중단된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으로 4월에도 해외공장의 가동중단 여파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대부분 4월 중순 전후로 가동이 재개될 예정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 확진자 급증 구간이다보니 재가동 여부와 소비 회복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헝가리 TV 공장, 폴란드 공장에 이어 러시아 공장까지 문을 닫으면서 삼성전자 유럽 생산기지는 당분간 가동 중단 상태에 놓였다.삼성전자 폴란드 브롱키 공장을 오는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셧다운에 앞서 30일과 1일 이틀간 가동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인도 노이나주, 첸나이 공장도 오는 14일까지 가동을 중단했다. 브라질에 있는 캄피나스, 마나우스 공장도 현지 임직원 보호 차원에서 12일까지 가동하지 않는다.
LG전자는 역시 러시아 공장과 함께 브라질 마나우스 TV·에어컨 공장도 임직원 안전을 위한 조치로 가동을 멈췄다. 앞서 LG전자는 미국 테네시 세탁기 공장을 오는 12일까지, 디트로이트 자동차부품 공장을 이달 14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 노이다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있는 생산법인 2곳도 현지 정부 지침에 따라 14일까지 가동하지 않는다.
자동차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셧다운 사례가 이어지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미국, 유럽(체코), 인도, 브라질, 러시아, 터키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기아차는 미국 조지아 공장과 유럽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 인도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멕시코 공장도 6~8일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현대기아차의 판매실적을 보면 내수 시장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며 전체 판매량이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현대차의 3월 판매량은 30만8천503대로 전년대비 판매량(39만1천77대)과 비교해 20.9%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7만2천180대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증가했지만 해외 판매가 26.2%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의 판매량도 6.4% 감소했다. 기아차의 3월 해외 판매가 17만5천952대에 그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제철의 체코, 슬로바키아, 미국 앨라배마에 있는 차 강판 가공센터는 일부 라인만 운영하고 있다. 러시아, 터키, 브라질, 멕시코, 인도는 가동을 멈췄다. 필수인원은 근무하고 있어서 지역 사정에 따라 일부 생산이 이뤄지는 곳도 있다. 해외에 가공센터를 설립한 포스코도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가공센터를 줄줄이 멈춰 세우고 있다. 사태가 길어질 경우 부품 공급 차질로 국내 완성차 공장도 추가적인 셧다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해외 공장 셧다운과 함께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각국 정부가 이동 금지에 나서면서 실적 악화마저 우려된다. 생산 라인 중단으로 글로벌 사업 계획도 차질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전자, 자동차, 철강 등 국내 주요 산업 글로벌 공급망이 일시 정지 상태에 빠진 데다 글로벌 수요마저 위축되고 있다"며 "가동중단 시한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피해 규모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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