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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숙명의 라이벌' 오신환·정태호…팽팽한 긴장 속 유세는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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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진정성에 다시 한번 기회를", 정 "관악 통째로 바꿔야"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21대 총선 서울 관악 을에서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세 번째 맞붙었다.

두 사람은 지난 19대 재보궐 선거를 시작으로 6년 째 경쟁 중이다. 앞선 20대 선거가 박빙의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등 이번 선거의 향방도 한치 앞을 알 수가 없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선거 운동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하루가 지난 3일 오전. 신대방역 2번 출구 앞에서 오신환 의원은 마스크와 장갑을 낀 채 피켓을 들고 출근길에 나선 사람들과 인사를 나눴다. 같은 시간 신림역 1번 출구에서는 정태호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양측 모두 선거활동 하면 떠오르는 로고송과 율동은 없었다. 오 의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조용한 선거 이틀째를 맞이하고 있다"며 "로고송 없이 유권자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마음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재보선 이후 5년만에 이 지역에서 격돌했다. 종전까지 관악을은 진보정당의 텃밭으로 알려졌지만 당시 재보선과 다음해 총선은 오 의원이 정 후보를 연속으로 꺾었다.

선거 향방를 두고 유권자들의 반응도 제각각인데다 지난 선거에서의 표 차이도 불과 861표(0.7%)에 그친 바 있어 양 캠프 모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지만 선거 운동은 전반적으로 조용히 치뤄지는 분위기다. 코로나 19 여파로 인해 전반적으로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기 때문이다.

3일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유세 도중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3일 오신환 미래통합당 의원(왼쪽)과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선거유세 도중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점심 시간. 법원단지로 불리는 난곡 빌라촌에 두 후보가 모습을 보였다. 이 곳은 단위 면적당 인구 밀집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주로 60~70대 노인인구가 상주하고 있고, 저녁이면 직장인들이 퇴근해 돌아오는 성격을 보이는 곳이다.

정 후보는 유세차량에 나홀로 탑승한 채 언덕 골목골목을 돌며 공약을 설명하고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조용한 시간에 정 후보가 나타나자 상점 주인들과 주민들이 하나둘씩 나와 유심히 지켜보기 시작했다.

30년째 이 곳에서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남성은 "오 의원이 그간 잘해왔지만 이번에는 전처럼 정 후보의 표가 나뉘지 않았기에 정 후보가 유력하지 않을까"라며 "미래통합당이 각종 말들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 않나. 이건 슈퍼 사장과 내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다"고 말했다. 2015년 재보선 당시 오 후보의 당선은 정동영 민주평화당 전 대표(당시 무소속)가 이 지역에 정태호 후보와 함께 출마하면서 진보 표심의 분열로 수월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같은 시간 오 의원은 아래 삼거리에서 선거운동에 나섰다. 유세 차량은 이틀째 탑승하지 않았다. 오가던 행인들 중에서 관악구 토박이인 오 후보를 알아보고 안부를 건네는 경우가 많았다.

오 의원에게 같은 핑크색 계열의 점퍼를 걸쳤다며 농담을 건네던 중년의 한 여성은 선거 판세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오 의원이 관악구 토박이여서 아는 사람도 많은 데다 2번 국회의원 할 동안 참 열심히 했다"며 "그 쪽 당(미래통합당) 사람들이 무슨 말실수를 하건 오 후보가 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두 사람은 선거 유세 도중 우연히 마주치자 주먹을 맞대며 안부를 전했다.
두 사람은 선거 유세 도중 우연히 마주치자 주먹을 맞대며 안부를 전했다.

선거유세 중 두 사람은 잠시 마주치기도 했다. 한발자국도 물러날 수 없는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지만 양 후보는 반갑게 웃은 뒤 서로의 주먹을 마주치며 건강을 챙기라는 덕담도 건넸다.

정 후보는 "다른 지역에 비해 변화가 없고 발전 속도가 더딘 관악을 통째로 바꾸자"며 "관악구를 창업과 벤처의 요람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요 공약으로는 경전철 난곡선 2022년 조기 착공, 신림 상권 부활 등을 내세웠다.

오 의원은 "그간 보여드렸던 진정성을 믿어주시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며 "2022년 난곡선 지하 경전철 착공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한 주민 6천명의 서명을 받아 신대방과 안양을 잇는 버스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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