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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업계 양강구도 구축한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지분만 인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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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후 점유율 43% 껑충…독과점 회피 꼼수 지적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빙그레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결정으로 빙과업계가 사실상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이에 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 결과와 함께, 혹시나 제기될지 모르는 독과점 논란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빙그레는 지난달 31일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해태제과식품이 지난 1월 아이스크림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신설한 법인으로,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보통주 100%(100만 주)를 1천400억 원에 인수했다. 최종 인수 시기는 공정위 기업결합심사 등의 절차가 완료된 후 결정된다.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시장 점유율 40%를 돌파했다. [사진=빙그레]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인수하며 시장 점유율 40%를 돌파했다. [사진=빙그레]

빙그레는 흡수합병이 아닌 해태아이스크림의 지분만을 인수하는 방식을 취했다. 이에 해태아이스크림 별도 법인은 유지되며, 현재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아이스크림 등으로 구성된 업계 '빅 4' 구조도 표면적으로는 유지된다.

이에 대해 빙그레 관계자는 "해태아이스크림이 보유한 부라보콘, 누가바, 바밤바 등 전 국민에게 친숙한 브랜드들을 활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사실상 빙그레가 독과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출액 기준 국내 빙과시장 '빅 4'의 점유율은 롯데제과 29%, 빙그레 26.9%, 롯데푸드 15.8%, 해태아이스크림 15.3%대다. 이번 인수를 통해 빙그레는 43%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으며, 롯데 또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합계 45%의 점유율을 기록하게 된다.

이는 현재 공정위의 독과점 기준인 '1개사 시장점유율 50%' 이상에는 모자란 수치다. 또 상위 3개사 점유율도 72%로, 과거 공정위의 시장지배사업자 지정 기준이었던 75%가 되지 않는다. 다만 공정위가 시장 점유율 기준을 단순히 '1개 회사'가 아닌 '계열회사 전체'로 두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 변동에 따라 독과점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빙그레가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해 나가고 있는 상황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을 보탠다.

시장조사기관 AC닐슨에 따르면 빙그레는 '슈퍼콘'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18년 3.6%p였던 1위 롯데제과와의 격차를 1년 만에 1.9%p까지 줄였다. 또 지난 1분기에도 펭수, 유산슬 등 화제의 광고 모델을 연이어 기용하며 시행한 마케팅이 큰 효과를 내, 붕어싸만코의 매출이 전년 대비 50% 급등하는 성과를 냈다.

빙그레는 최근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사진=빙그레]
빙그레는 최근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사진=빙그레]

이 같은 빙그레의 성장세와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로 인한 양사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해봤을 시 합산 점유율 50%를 돌파하는 것도 가까운 시일 내에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해태제과는 판촉경쟁 심화, 마케팅 실패 등의 요인으로 아이스크림 매출 부진을 겪었지만, 빙그레는 같은 상황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온 노하우가 있다"며 "해태제과의 기존 브랜드력이 훌륭한 만큼 빙그레의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생각보다 빠른 성장도 가능하고 결과적으로 빙그레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장 구조가 과거 대비 단순하게 재편된 만큼, 가격인상 등 소비자 편익을 저해시키는 행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양대 사업자가 서로 시장 지배력을 키워나가는 구조가 고착화될 경우 담합을 통해 보다 수월하게 가격을 올리거나 제품 크기를 줄이는 등의 조치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아직 빙그레로부터 기업결합신고서도 제출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에 따라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단순히 점유율만으로 독과점 여부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며, 인접 시장 영향력, 신규사업자 시장 진입 가능성, 잠재적 시장 진입장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점유율만이 기준이 아닌 만큼 섣불리 독과점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며 "기업결합신고서가 접수되면 공정거래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여러 부문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병 이후에도 시장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시장질서 저해 행위가 적발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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