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LG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에도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됨에 따라 2분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LG전자는 1분기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4조7천287억 원, 영업이익 1조904억 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1.1%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도는 기록이기도 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8천474억 원으로 예상됐다.
1분기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2분기 실적을 두고는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3월부터 전 세계 오프라인 유통 제한이 시작되면서 2분기 영업이익 하향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당초 증권가는 LG전자의 2분기 매출액을 15조7천781억 원, 영업이익을 6천824억 원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영업익 전망치를 4천억~5천억 원대로 조정하는 증권사들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과 TV 수요가 전년보다 각각 30%, 22%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4천434억 원으로 기존보다 40%가량 낮춰 잡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수준이기도 하다.
LG전자의 TV, 스마트폰 판매도 쪼그라들 전망이다. DB금융투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LG전자의 TV 출하량은 종전 대비 4.3% 낮춘 2천860만 대, 스마트폰 출하량은 종전 대비 11.5% 하향한 2천780만 대로 제시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주요 사업은 세트 위주로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든다"면서 "스마트폰 ODM을 담당하는 중화권 업체의 가동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며, 가전 및 TV 해외 생산기지인 인도, 미국, 러시아, 브라질 등에서 일시적 셧다운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도쿄 올림픽 연기로 TV 특수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게 됐다"면서 "미주와 유럽 지역의 이동 제한으로 수요 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4분기가 돼야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하향은 일시적이며, 3분기에도 영향이 일부 반영된 이후 4분기부터 회복 국면에 돌입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20년 영업이익을 14% 하향한 2조2천540억 원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LG디스플레이를 통한 패널 수급으로 OLED TV가 전년 대비 15%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MC 사업부는 V60 5G의 북미, 일본 출시와 디자인 변화를 도모한 G9 한국 시장 타겟, 4분기 혁신적인 뉴 폼팩터의 스마트폰 출시를 통해 재기를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VS 사업부는 효율성 측면에서 큰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구동부품과 인버터를 주력으로 하반기 전기차 프로젝트 양산에 맞춰 매출 증가와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여전히 MC 사업부의 적자폭 축소와 VS 사업부의 수익성 향상을 통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VS 사업부가 4분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VS 주요 고객사의 신모델 출시로 매출 증가가 본격화되며 고정비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며 "전기자동차 부품(인버터·컨버터, 구동모터) 비중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민지 기자 jisse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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