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LS엠트론은 지난해 내내 사업이 부진했던 데다가 일회성 비용까지 겹쳐 LS그룹 지주회사인 LS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 됐다."
LS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는 LS엠트론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LS엠트론은 그룹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구자은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2018년말 회장으로 승진한 구 회장이 구자열 LS그룹 회장의 뒤를 이어 오는 2022년께 그룹 총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 회장은 6형제인 구인회 LG 창업주의 막냇 동생인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구자열 현 회장에 이어 차기 LS그룹 회장 1순위로 꼽힌다. 문제는 LS엠트론의 실적 악화다. 구 회장은 LS엠트론의 지휘봉을 잡은 2018년부터 사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며 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엠트론은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으로 매출 8천600억원, 영업손실 805억원을 기록했다. 동박·박막 사업과 자동차 부품사업 등을 매각한 영향으로 매출이 줄고 수익성마저 쪼그라들었다. 이는 전년도 매출 9천299억원, 영업손실 176억원 대비 매출은 7.5% 줄었고 영업손실은 적자폭이 확대됐다. 당기순손실은 1천627억원으로 전년도 1천874억원 보다 적자 전환했다.
LS엠트론의 적자폭 급증 원인은 부실자산을 손상처리한 탓이다. LS그룹 관계자는 "LS엠트론은 사업 자체도 다소 부진했지만 부실자산에 줄곧 발목을 잡혀왔다"며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지난해 4분기에 부실자산을 일괄 정리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LS엠트론 실적 부진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때문에 구 회장은 한계 사업에 대한 고강도 대책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 회장은 비주력사업을 구조조정한 만큼 주력인 사출성형기와 트랙터사업의 시장 확대에 힘쓰고 있지만 국내 경기 악화 및 농촌경제 악화로 국내 매출을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체질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구 회장은 몸집 키우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일단 기존 기계사업을 고수하며 글로벌 영토확장으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국내 농업시장이 성숙단계라는 판단에 북미시장에 이은 동남아시아와 중국·브라질·우즈베키스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그룹 미래혁신단장을 맡고 있는 구 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0에서 "디지털 시대에 업(業)의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사업 영역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며 "CES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위한 도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S엠트론이 LS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특히 사출기와 전자부품부문은 사업성이 한계에 이르러 생산지 이전 전략보다 더 본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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