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삼성과 SK에 이어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두산솔루스 인수전에 뛰어든다. 여기에 대형 외국계 사모펀드(PE)도 가세, 두산솔루스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두산솔루스는 전기차용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음극재에 들어가는 전지박·동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을 생산하는 회사다. 동박은 인쇄회로기판(PCB)의 도체 역할을 하는 소재이고, 전지박은 2차전지의 음극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박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핵심 부품이다.
2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1조5천억원 규모인 전기차 동박 시장은 2025년 10조5천억원으로 커질 예정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SK·LG 등 대기업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인수전 참여에 무게를 둔다. 이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서다. 앞서 하만 인수합병으로 전장사업 새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Harman) 인수는 이 부회장이 직접 주도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지만, 하만 부문은 꾸준한 실적 개선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현재 삼성의 경우 삼성SDI가 OLED 사업과 2차전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SDI가 유럽 내 전지박 생산기지를 갖춘 두산솔루스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5년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굵직한 M&A를 통해 사업 재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그룹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자회사 SK E&S가 중국 민영 가스업체에 투자한 지분을 모두 팔아 1조8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만큼 M&A에 나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그룹내 SKC가 두산솔루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사모펀드 KKR에서 동박 사업을 하는 KCFT를 1조2천억원에 사들이는 등 M&A에 적극적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최근 LG CNS 지분 매각으로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 완전히 부담을 덜며 미래성장을 위한 M&A에 드라이브를 걸지 관심이 집중된다. 공개입찰로 매각을 재개한 두산솔루스에 ㈜LG도 티저레터를 수령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 이후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M&A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LG그룹은 LG CNS의 지분 매각으로 1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LG의 지난해말 현금은 약 6천억원이고, 이번 지분 매각으로 1조원의 매각대금이 유입될 경우 통상적인 현금 보유(3천500억~4천억원)와 세금 발생 등을 감안해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은 1조1천억~1조2천억원 규모에 달한다.
OLED와 배터리 소재인 동박·전지박 생산을 양대축으로 삼고 있는 두산솔루스는 미래 먹거리를 찾는 대기업들이 탐낼 만한 매물이다. 이들 대기업은 특히 배터리 사업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솔루스의 몸값이 인수전에 최대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두산은 유력 원매자였던 스카이레이크와는 지난해 말부터 논의를 이어와 협상 종결이 눈 앞이었지만 결국 가격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두산은 두산솔루스 전체 지분의 가치가 최소 1조 5천억원이라고 판단했다. 스카이레이크 측이 처음 제시한 6천억원(51%)에서 2천억원 이상은 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관철하면서 협상은 깨졌다.
시장의 관측과 달리 인수전에 거론된 기업 모두 확정된 바 없다고 손사래를 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으며 검토한 바도 없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기업들이 일제히 비상경영에 착수한 상황에서 두산솔루스 인수는 쉽지 않은 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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