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토종 양자 암호 통신기술 개발에 초점, 국내 관련 생태계 기틀을 마련하고 우리 기술이 글로벌 표준이 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이종식 KT 인프라연구소장은 2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KT 양자 암호 통신 개발 방식은 생태계 확장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KT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SG13 국제회의에 제안한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 기술 요구 사항(ITU-T Y. 3801)' 표준으로 예비 승인을 얻어냈다. 지난해 10월 양자 암호 통신 분야 표준으로 세계 최초 승인받은 '개방형 계층구조(ITU-T Y. 3800)'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이날 이 같은 기술력의 우위를 바탕으로 우리 기술의 국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실제로 이번 표준은 '개방형 계층구조' 내용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한 것으로, 단일 장비 제조 업체에 의존해온 기존 양자 암호 통신망 구축 구조를 국내·외 사업자들이 여러 계층에서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양자 암호가 적용된 네트워크의 안정적인 제어와 관리 방안도 포함됐다.
ITU-T는 정보통신 분야 국제전문기구인 ITU에서 통신 표준을 개발하는 단체다. ITU-T에 표준을 최초 제안해 확보한 국가는 해당 기술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글로벌 시장을 형성하는데 주도권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KT 역시 이번 성과를 발판으로 토종 양자 암호 통신 기술 개발과 확산, 본격적인 양자 암호 통신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종식 소장은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은 미국, 중국, 일본 등 특정 국가·기업에 국한돼 있는데 KT는 토종, 즉 국내 기술과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개발 초점을 맞췄다"며 "아울러 우리 기술이 글로벌 표준이 되도록 집중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KT 양자 암호 기술 국제 표준 리더십 …"생태계 키운다"
KT가 ITU-T로부터 예비승인 받은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 기술 요구 사항'은 이 회사가 지난해 10월 국제 표준으로 승인받은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에 대한 상세 기술 사항이다. 개방형 계층구조 표준은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축하는 구조를 사업자들이 여러 계층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으로 정의한 게 핵심.
이번 기술 요구사항 관련 표준에는 안정적인 양자 암호 네트워크 제어와 관리 방안과 양자 암호 네트워크 각 계층이 필수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기능들의 정의 등이 포함됐다.
특히 KT가 제안하고 승인받은 두 가지 표준은 제조사간 연동이 가능한 '개방형 구조'를 채택, 단일 사업자에 의한 기술 종속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기존에는 미국 매직Q, 일본 도시바, 중국 퀀텀씨텍 등 해외 제조사가 전체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를 독점으로 구축하는 방식이었다.
개방형 구조를 통한 생태계 육성이 기대되는 이유다. 양자 암호 통신 서버를 보유하지 않은 업체들도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데 참여할 수 있어 다양한 사업자 간 협업과 기술 교류, 이를 통한 기술 성숙, 국내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더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정제민 KT 융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 팀장은 "기술 종속성을 해결하는 것은 생태계를 확장하는 방식"이라며 "국제 표준화 주도권을 기존 외산 장비 업체에서 통신사 서비스 위주로 전환하고, 국내 사업자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개방형 계층구조의 표준화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T는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이달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발주한 '초연결 지능형 연구개발망(KOREN)' 양자 암호 통신망 구축∙운영 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이를 통해 KT는 KOREN 의 서울-수원 구간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축하게 된다. 이 구간에는 양자 암호 시스템, 암호화 장비와 같은 각종 기기가 ‘개방형 계층구조(ITU-T Y.3800)' 표준으로 설치된다.
◆양자키분배기 개발도 완료…상용 서비스도 추진
KT는 올해 ITU-T에 양자 암호 통신 관련 표준 4개를 추가 제안할 예정이다. 현재 ITU-T에서 표준으로 제정했거나 혹은 연구·평가하고 있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은 총 14개로, 이 중 KT는 승인 받은 2건을 포함해 총 6건 표준을 개발 중이다.
김형수 KT 인프라 연구소 융합기술원 팀장은 "KT가 제안한 두가지 표준은 승인을 받았고, 아울러 제안한 4개 표준은 올해 7월 예비승인을 기대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지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표준 정립과 더불어 KT는 양자 암호 통신 '열쇠'를 만들어 내는 양자키분배기(QKD)개발도 마친 상태. 지난해 중순 QKD 장비를 자체 개발해 시스템 구성과 오픈 인터페이스 설계를 마쳤고, 현재 KT연구개발센터에서 테스트 중이다.
양자 암호 통신 본격 확산을 위한 상용화 서비스 개발에도 나선다. 현재 양자 암호 통신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기업용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를 개발 중에 았다는 설명이다. 양자 암호를 결합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기업용 VPN 등 서비스 보안 레벨을 한 차원 높인다는 목표다.
이종식 소장은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과 표준의 국제 리더십을 확보하고, 실제 공공분야 구축 사업 수주 및 기업형 서비스 개발 등 성과를 얻었다"며 "언택트 시대 필수 요소인 안전한 네트워크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양자암호통신 기술과 서비스를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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