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포스코가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세계 경제 침체로 철강 수요 부진이 이어졌고 중국산 철강 재고가 쌓이면서 스프레드가 악화된 탓이다.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났다.
포스코는 24일 오전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매출 14조5천458억원, 영업이익 7천53억원, 순이익 4천3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41.3%, 순이익은 44.1%씩 각각 감소한 수치다.
부진한 실적을 거둔 이유는 핵심사업인 철강부문의 부진에 있다. 실제로 1분기 철강부문 영업이익은 3천828억원으로 이는 지난 2019년1분기(8천932억원)와 비교해 무려 57.1% 감소했다. 조강생산량은 2019년 940만톤에서 906만톤으로, 제품생산량은 904만톤에서 872만톤으로 줄었다.
철강산업은 경기 흐름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사실상 제로(0)에 근접하고 있다. 조선과 건설, 자동차 등 철강의 전방산업이 일제히 어려워지면서 철강수요는 급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철강업계는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며 치킨게임에 돌입했다.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지난 1~2월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며 이같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4분기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톤당 85달러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재무구조도 다소 악화됐다. 1분기 부채비율은 73.5%로 전년 동기(68.8%)와 비교해 4.7%포인트 늘어났다. 포스코는 "선제적 자금조달 목적의 사채 발행 및 단기차입 영향으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올해 1월까지 3조3천억원 규모의 상환용 자금을 선제적으로 조달함으로써 유동성을 높였다. 유동비율은 별도 1분기 기준 497.1%로 지난해 1분기(422.7%) 대비 대폭 개선되며 국내 기업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부진 속에서도 포스코는 철강부진에도 무역과 건설 에너지사업의 호조로 상대적으로 실적방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인프라 부문에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의 견조한 실적, 포스코건설의 건축사업 이익 개선, 포스코에너지의 연료비 하락 등 자회사의 실적개선이 이뤄졌다.
글로벌인프라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천7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1분기(2천928억원)과 비교해 28.2%나 증가했다. 신성장부문 역시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하며 영업흑자를 시현했다.
앞서 포스코는 최근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금전신탁을 결정한 바 있다. 잉여 시재를 활용하는 만큼 배당성향 30% 수준의 중기 배당정책 변경이나 추가 차입은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에 따라 자동차, 건설 등 수요 산업 불황으로 철강 수요가 감소하고 제품 가격은 하락하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경영환경 변화에 따라 생산판매 활동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간접비용의 극한적 절감, 투자 우선순위 조정 등 대책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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