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레이싱게임에서 결승점을 앞두고 마지막 부스터 버튼을 눌러 가까스로 역전에 성공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면 벨로스터N이 좀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것으로 보인다. 레이싱게임을 하는 듯한 운전의 재미를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레이싱게임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현대자동차가 2018년 출시한 벨로스터N은 국내 첫 고성능 모델이다. 하지만 수동변속기만 장착돼 있어 운전이 미숙한 소비자가 선택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출시된 ‘2020 벨로스터 N’은 연식변경 모델이지만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이 추가돼 누구나 쉽게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지난 21일 경기도 용인스피드웨이에서 8단 습식 더블 클러치 변속기(N DCT)가 장착된 벨로스터N을 타봤다. 벨로스터N은 주행성능에 중점을 두고 개발된 만큼 겉모습은 기존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운전석에 앉아야 비로소 새로워진 벨로스터N의 새로운 기능을 상징하는 버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NGS와 함께 ‘N 파워 쉬프트(NPS)’와 ‘N 트랙 센스 쉬프트(NTS)’도 N DCT의 특화 기능이다. NPS는 변속 시 가속감을 강화해주고, NTS는 역동적인 주행상황에 최적화된 변속 패턴을 자동으로 구현해 최고 성능을 내도록 한다. 정지 상태에서 최대의 가속 성능을 발휘하도록 해주는 ‘런치 컨트롤(Launch Control)’도 흥미롭다.
이날 시승은 서킷 주행에 앞서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장애물이 설치된 짧은 구간에서 차량의 기본적인 기능을 숙지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여기서 런치 컨트롤을 사용해볼 수 있었다. 먼저 디스플레이를 통해 런치 컨트롤 실행 버튼을 누르면 5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왼발로 브레이크 페달을 꽉 누르고 있는 상태에서 엑셀을 빠르게 끝까지 밟으면 굉음과 함께 차량이 튀어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몸이 느끼게 된다.
런치 컨트롤을 사용했을 때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5.6초에 불과하다. 런치 컨트롤을 작동하지 않았을 때보다 0.3초 단축된 속도다. 기존 수동변속기 모델과 비교하면 0.5초가 단축됐다. 제로백을 직접 확인할 수는 있는 실력은 아니었지만 런치 컨트롤을 사용했을 때 순간적으로 치고 나간다는 느낌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마침내 직접 체험한 NGS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NGS 버튼을 누르고 엑셀을 밟자 ‘부아앙’거리는 엔진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160km/h까지 속도가 올라갔다. 이날 서킷 주행은 인스트럭터의 지시에 따라 일렬로 달렸기 때문에 더 이상의 속도는 내지 못했지만 벨로스터N의 레이싱 본능은 충분히 느끼고도 남았다.
현대차는 BMW M 시리즈나 메르세데스-AMG 등 럭셔리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고성능차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N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벨로스터N은 그 첫걸음이나 다름없지만 가능성을 확인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가성비에 있어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벨로스터N의 가격은 2천944만원(개별소비세 1.5% 기준)부터 시작하며, 퍼포먼스 패키지(200만원)와 N DCT 패키지(250만원)를 더해도 3천만원 중반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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