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정리해고 회피 노력을 하지 않는 이스타항공 사측을 포함해 인수 주체인 애경과 제주항공, 이를 방관하는 정부 등을 모두 비판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27일 오전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본사 앞에 이스타항공 노동자 100여 명이 모인 것은 정리해고 관련 노사협의회가 진행돼서다. 노사협의회에서는 사측이 제시한 임직원의 20% 수준인 350여 명의 구조조정 확정안이 결정된다. 앞서 노사협의회는 3차례 미뤄진 바 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과거 대한항공 직원들이 총수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기 위해 열었던 촛불집회에서 착용했던 저항의 상징인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자리에 함께 했다. 사측의 감시와 통제로 불이익을 받았던 지난날에 대한 저항의 의미다.
이들은 먼저 해고 회피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는 사측을 비판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 위원장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을 고려조차 하지 않고 정리해고 계획을 미리 세워놓고 4월 한 달 동안 형식적이고 졸속으로 노사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노사협의회는 이스타항공의 유일한 노조인 조종사노조를 배제한 채 사측이 거의 지명하다시피 한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또한 사측은 근로기준법이 노사 협의를 통해 정리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을 우선 논의하라고 정하고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막기 위해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수 있다고 나섰음에도 사측은 정리해고 인원수부터 산정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당장 운항을 재개해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국내선까지 운항을 중단한 점도 사측이 적극적으로 해고 회피 노력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국제선뿐 아니라 국내선까지도 운항을 중단하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항공기 리스비용 월 40억 원 이상과 주기료 등이 계속 손실비용으로 발생해 적자 증가가 다시 구조조정의 명분이 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사측은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지원금조차 신청하지 않아 고용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항공여객운송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휴업수당의 최대 90%까지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현재의 정리해고 사태가 이스타항공 오너일가와 애경·제주항공만 이득을 챙길 심산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스타항공 실질적 오너인 이상직 국회의원은 이스타항공 매각을 성사해 매각대금 545억 원을 받아 챙길 수 있고, 애경·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로 저비용항공사(LCC) 독점사업자로서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어서다. 즉 이러한 계산에 노동자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도 비판했다. 정부는 이 기회에 난립한 LCC 통폐합을 부추기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에 이스타항공 인수자금 명목으로 2천 억 원을 지원한 것이 근거다.
진기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오너는 사욕만 채우고 인수하는 업체는 국가적 지원을 거액을 받고 있음에도 예정된 정리해고 수순을 밟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리해고 명단을 오늘 발표한다면 노동자를 거리로 내모는 인수하는 업체, 인도하는 업체, 정치권 모두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들은 앞으로 ▲이스타항공 전 직원의 고용안정을 위한 직원대책위 구성 ▲즉각 운항재개와 구조조정 중단을 위한 전직원 서명운동 ▲인수기업 제주항공과 고용안정을 위한 협약 추진 ▲공공운수노조 항공연대협의회와 연계한 사업추진 ▲정리해고 통보자 해고철회 투쟁과 법률대응 등의 행동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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