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우리나라 '수출의 중심'인 반도체가 2분기 수출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일본 수출규제를 거쳐 올해 1분기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수출에 타격을 입히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3월 수출물량은 지난해 동월 대비 10.6%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됐지만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이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한국은행의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2%나 늘어났다.
문제는 4월 수출이다. 관세청이 지난 21일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이 전년 대비 27%나 감소했다. 반도체 수출 역시 14.9%나 감소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악영향을 피해 가지 못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의 수출 감소가 전반적인 반도체 수출 감소세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3월 ICT 수출액'을 보면 시스템반도체는 전년 동기 대비 30% 넘는 수출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했지만, 전체 반도체로 확대하면 전년 대비 2.7% 수출이 감소한 모습이었다. 메모리반도체로만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3.5% 수출액이 줄었다.
향후에도 반도체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코로나19로 인해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이 위축할 것이라는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이 3천468억달러로 전년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8%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최근에는 D램 현물가격(PC용 DDR4 8Gb 기준)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현물가격은 고정거래가격의 선행 지표로 꼽힌다는 점에서 향후 고정거래가격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 등의 시장이 위축된 만큼 D램 수요 감소 가능성은 꽤 높다. D램 고정거래가격 하락이 현실화된다면 자연히 수출액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며, 이는 결국 반도체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클라우드 등을 구동하는 데 사용되는 서버용 반도체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또 이미 올해 5G(5세대 이동통신) 및 서버 시장의 확대는 일찍이 예견된 만큼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전반적인 반도체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 양상 및 종식 시점 등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2분기 이후에 대한 예측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입장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나란히 코로나19를 이유로 하반기 업황 분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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