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무노조 경영'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앞으로 전사적으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직접 밝혔다.
이 부회장은 6일 오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3권을 확실히 보장하며,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문화는 시대의 문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최근에는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전자서비스 건으로 많은 임직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앞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는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삼성 계열사에서 잇따라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삼성이 창립 때부터 고수해 왔던 '무노조 경영'에 균열이 가는 움직임은 있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에 첫 산별노조(한국노총) 산하 노조가 생겼고, 이어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둔 삼성화재·삼성디스플레이 노조로 잇따라 창설됐다. 삼성생명·삼성전자서비스 등에는 이미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이 공식적으로 무노조 경영이 끝났다고 발표함에 따라 앞으로 삼성 내 다른 계열사에도 노조가 창설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또 현재 활동 중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본인의 재판과 관계없이 계속 독립적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며, 저부터 준법을 거듭 다짐하겠다"며 "준법이 삼성의 문화로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대국민 사과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11일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권고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2015년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한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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