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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1위 삼성 '마지막 총수' 이재용…100조 실탄 M&A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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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M&A 재시동 관측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4세 승계를 포기하고 회사 성장에만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승계와 관련한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다.

재계 일각에선 지난 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에 '삼성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글로벌 경영 위기에 향후 경영 전략의 의지가 담겼다고 평가한다. 이 때문에 조만간 굵직한 인수합병(M&A)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적지않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순현금은 100조원에 육박하는 97조5천300억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2016년 11월 전장사업 본격화를 위해 미국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8천억원)에 인수한 뒤 빅딜이 전무했다.

삼성전자가 2030년 글로벌 1위를 목표로 13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비메모리(시스템)반도체에서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인텔은 지난 4일 현지시간 이스라엘 스타트업 무빗(Moovit)을 총 9억달러(약 1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재계 일각에선 지난 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에 '삼성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글로벌 경영 위기에 향후 경영 전략의 의지가 담겼다고 평가한다.
재계 일각에선 지난 6일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에 '삼성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글로벌 경영 위기에 향후 경영 전략의 의지가 담겼다고 평가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12년 매출액 200조원을 상회한 이후 2019년까지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2.4%에 그치며 외형 성장이 정체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현재 97조5천억원의 순현금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 M&A를 통해 중장기 매출 성장을 시도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그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 영역으로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장 및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 등에 신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핵심 미래사업을 진두지휘하며 '뉴삼성'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더욱이 코로나19 발(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것도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그는 신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인재 영입을 위기 속 해법으로 내세우며 '뉴삼성'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재계 일각에서도 이 부회장이 더욱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메모리 분야와 AI, 5G 등 미래사업의 전략적 육성을 위한 과감한 M&A와 투자, 사업구조 개편이 이뤄지지 않으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총수인 이 부회장의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대국민 사과에서 본인의 경영 구상을 직접 밝힌 것을 보면 앞으로 구체적 전략들이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현재 이 부회장은 "2030년에는 메모리 1위는 물론이고 비메모리에서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그간 M&A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뒤로 물러선 이유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그만큼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 부회장과 투자전략을 지휘하는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팀 임원들이 재판을 받고 있거나 검찰 수사로 위축돼 있기 때문이다. M&A 결정이 당연히 후순위로 밀릴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이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뉴삼성의 밑그림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해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도전과 상생이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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