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생활 속 방역으로 전환된 지 며칠도 되지 않아 이태원 클럽 사태가 터지면서, 금융사들도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이미 직원 또는 직원의 가족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일부 시설을 폐쇄한 금융기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고위험 시설로 분류되는 카드사 콜센터도 긴장의 끈을 바짝 조여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방역으로 정부 대응 수준이 낮아졌지만, 대응 수준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정부 관계부처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는 101명이다.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사 직원들의 확진 사례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9일엔 서울 영등포구 소재 카카오뱅크 콜센터 근무 직원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해당 콜센터는 카카오뱅크 직영이 아닌 위탁해 운영되는 업체로, 사측은 즉시 콜센터가 입점해있는 4개층을 폐쇄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아직까지 건물 개방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음날인 10일엔 금융감독원 직원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여의도 본원 일부 시설이 폐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양성 판정을 받았으면 추가 조치가 있었을 테지만, 다행히 음성판정을 받았다"라며 "추가 방역을 마치고 공용공간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기관 등에서 속속 확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고위험군인 카드사 콜센터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1월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콜센터 직원 수는 1만740명에 달한다. 이미 올 2월 신한카드의 대구 지역 위탁 콜센터에서 확진 사례가 나온 바 있다.
취재 결과, 카드사 콜센터들은 정부의 대응 수준이 '생활 속 방역'으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대응 수준에 준하는 방역 지침을 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사업장 밀집도 완화 ▲콜센터 시설 방역 철저 ▲상담사 마스크 착용에 따른 고객 불편 고지 등을 줄기로 하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업장 집중관리 지침'을 마련한 바 있다. 지침 적용 대상을 위탁 콜센터까지 확장해, 금융사의 책임을 강화했다.
롯데카드는 현재 콜센터 상담 업무 공간의 칸막이를 70cm으로 높이고 상담사 간 이격거리를 1.5m이상으로 확보하는 등 사압장 내 밀집도를 절반 수준으로 낮춘 상태다. 또 상담원들에게 KF94·의료용 마스크·아크릴 투명 마스크 등을 지급하는 한편, 사업장 전 층을 대상으로 매주 2회 이상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그 외에 KB국민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콜센터 등도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운영되고 있었다.
콜센터가 갖고 있는 위험성이 큰 만큼, 업계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져도 한동안은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에서처럼 인원이 밀집돼있는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그 여파가 매우 크다"라며 "정부의 대응 수준이 낮아졌다고 '확 풀자'는 식으로 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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