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이 재신임 후 첫 실적 발표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다른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일제히 개선된 반면 리딩컴퍼니 삼성화재는 코로나19 반사이익도 비켜가며 나홀로 뒷걸음질 쳤다.
업계에서는 2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영업 위축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향후 전망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한 지난해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메리츠화재에 망신을 당한 데 이어 올해는 DB손보의 운전자보험 배타적사용권 침해 공방까지 벌어지며 최 사장의 전략에 대한 의구심마저 증폭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화학공장 화재 등 대형사고로 인해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일반보험 일회성 손실을 제외하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며 "1분기를 월별로 살펴보면 3월부터 회복 되고 있어 1~4월은 전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를 제외한 다른 주요 손보사들의 실적은 일제히 개선됐다. 현대해상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897억원을 기록했다. DB손보도 전년 대비 38.7% 급증한 1천375억원의 순익을 거뒀고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도 실적이 개선됐다.
이 밖에 중소형사인 한화손해보험과 농협손해보험도 순이익이 각각 236%, 345% 급증하는 등 확연하게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일제히 부진한 성적표를 쥐었던 손보사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리며 1분기 일제히 성적이 개선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차량 운행과 병원 방문이 줄면서 자동차보험과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는 코로나19 반사이익 마저도 비켜나가며 최 사장의 재신임 후 첫 시작부터 아쉬움을 남겼다. 최 사장은 지난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의 3대 금융계열사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삼성화재는 전년 대비 42.4% 줄어든 6천92억원의 순익을 거두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손보사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른 장기인보험 시장에서는 메리츠화재와 선두다툼을 벌이는 등 삼성화재 입장에서는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이에 올해 초 교체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결국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사장만 교체되고 자리를 지켰다.
최 사장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졌지만 1분기 나홀로 실적 부진에 이어 2분기 전망 역시 어두운 상황이다. 호실적을 기록한 손보사들 마저 2분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신계약 위축으로 인해 불투명한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이 개선된 DB손보나 메리츠화재도 2분기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영업 위축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4~5월 부터 본격적인 영업 악화가 시작된 상황 속에서 2분기 실적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DB손보의 운전자보험 배타적사용권 침해 공방전까지 벌어지며 최 사장의 전략에 대한 의구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 사장이 취임 첫해에는 독보적인 수익을 거뒀지만 이후 이렇다할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보수적인 보험 시장에서 1위 손보사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음에도 위기를 겪는 것은 타사에 비해 전략이 한 발 늦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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