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가 미국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
TSMC는 15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애리조나주에 5나노미터(nm, 1억분의 1m)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는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1년 착공에 들어가며 총 투자금액은 120억달러다. 완공 시점은 2023년으로 예상된다.
5나노 공정은 파운드리 공정의 차세대 기술이다. 지난해부터 TSMC, 삼성전자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7나노 공정의 반도체 칩을 양산하고 있는데, 5나노는 여기서 한 단계 더 공정이 미세화됐다.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될수록 소비전력은 낮아지고 칩 면적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TSMC는 "미국 연방정부와 애리조나 주정부로부터 상호 이해와 지원을 약속받아 새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내 선두 기업들이 최첨단 반도체 제품을 제조하고 세계적인 반도체 파운드리 생태계 접근성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에 매우 중요하고 전략적"이라고 밝혔다.
TSMC의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 기업과 거래하는 국외 기업들의 미국 내 생산을 다방면으로 요구해 왔다. 아울러 미·중 갈등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TSMC가 중요 고객인 미국 주요 IT업체들을 염두 에 둔 선택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TSMC는 퀄컴, 엔비디아, 애플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TSMC의 이번 결정은 파운드리 시장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비중을 줄이기 위해 비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오는 2030년까지 이 부문 세계 1위를 목표로 하겠다고 공언했다. 삼성전자도 퀄컴·애플 등이 고객사지만, TSMC의 미국 공장이 본격 가동될 경우 미국 업체들의 TSMC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두고 있다. 이에 해당 공장을 증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인근에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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