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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금속노조, 광주형 일자리 중단촉구…"반노동에 경제논리 어긋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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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시장 포화상태…친환경차 등 산업 전환 고려도 없어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GM) 등 국내 완성차 3사 노동조합이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반노동적일뿐 아니라, 경제와 산업논리에 어긋나고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 때문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기아자동차지부·한국지엠지부 등은 21일 오후 서울 정동에 위치한 금속노조 4층 대회의실에서 '광주형 일자리 강행 규탄 및 전면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상수 현대자동차지부장, 최종태 기아자동차지부장, 김성갑 한국지엠지부장뿐 아니라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정형택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윤한섭 민주노총 울산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먼저 광주형 일자리가 노동권 침해, 저임금 고착화 등을 초래하는 반노동적인 나쁜 일자리라고 비판했다.

김호규 위원장은 "광주형 일자리에는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노동 3권에 대해 논의할 기구가 없다"면서 "또 적정임금이라고 하지만 3천700만 원의 반값 임금으로 고용을 늘린다고 하는데 누가 동의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수 지부장도 "반값 임금 일자리는 임금 하방 압력으로 악용돼 임금 하락과 저성장 경제 구조 등의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거들었다.

최종태 지부장은 "노동 3권과 관련해 모든 결정권이 사측에 위임되는 형태가 돼 노동자의 역할은 합리적 노사관계 구축, 생산성 향상을 받아들이며 나쁜 노동조건을 수용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면서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받으려면 낮은 임금이라도 받아들이고 법이 보장하는 노동권 침해가 이뤄져도 사측과 협력체계를 유지하라는 뜻"이라며 분노했다.

이들은 또 시장 포화상태이면서 수익성이 없는 경차를 생산하는 것은 경제 논리에도 어긋난다는 점을 들었다.

양동규 부위원장은 "경차 수요는 점차 줄어 지난해 국내서 11만3천700대가 팔렸다"며 "그런데 또 새로운 10만 대의 경차 공장을 만든다는 것은 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에서 경형 SUV 연 10만 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형 차량은 한국지엠 스파크, 쌍용자동차 티볼리, 현대차 코나와 베뉴, 기아차 모닝과 레이 등이 있다.

김성갑 지부장도 "한국지엠 창원공장도 현재 중대형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리모델링하고 있는데 글로벌 GM은 이미 소형차를 포기하고 중대형차로 바꾸고 있다"면서 "이는 전 세계 공장에서 소형차 공장이 포화상태인데다 이윤이 남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황금빛 기자]
[황금빛 기자]

정부뿐 아니라 전 세계가 친환경차로의 자동차산업 전환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산업적 대응이 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결국 공급과잉을 가져와 전국적으로 일자리 감소와 구조조정을 몰고 와 자동차산업의 공멸을 초래할 것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성갑 지부장은 "정부는 친환경 전기차, 수소차 등 로드맵을 만들어 실현한다고 하면서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에서는 시대적 상에 맞지 않는 내연기관차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비판했다.

최종태 지부장은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만들려는 자동차 공장은 국내 자동차산업 종사 노동자들 모두에게 위험하다"면서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1천만 대 이상의 자동차가 과잉 생산됐고 친환경차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스타트업들이 자동차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데 이러한 공장을 짓는 것은 산업 정책적으로도 전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대차가 광주형 일자리 자동차 공장인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연구개발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이 또한 불확실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는 광주형 일자리가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이상수 지부장은 "현대기아 남양연구소에서 연구개발과 설계를 해 차종을 현대기아차에 분배하는데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연구개발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모순이다"고 얘기했다.

김호규 위원장도 "연구개발, 판매 등은 현대차가 해야 하는데 기존 공장도 있는 상태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2년 동안 경차를 생산한 이후 어떤 차종을 투입할 건지 논의하는 기구도 없고 전망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들은 광주형 일자리 중단과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수십 년 만에 완성차 공장을 세우는 것이라면 이러한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한 진지한 모색의 기반 위에 진행돼야 한다"면서 "이제라도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광주시가 이러한 요구에 무시로만 일관한다면 실천과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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