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오는 30일 제21대 국회의 출범을 앞두고 새 국회를 바라보는 재계의 시선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재계는 21대 국회가 기업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경제회복에 최우선으로 나서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 국회는 이른바 공정경제 3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대주주 견제와 투명 경영 강화를 통한 기업 경쟁력 강화에 칼을 빼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77석을 확보해 단독 법안처리도 가능해진 '거대여당'이 '규제 법안'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21대 국회에서 친노동·반시장 정책이 더 강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계는 새 국회가 초당적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 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앞장서서 경제 회복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는 경제 관련 법안들은 재검토하고 투자 활성화를 위한 법안 마련에 힘써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새 국회는 20대 국회에서 무산된 '공정경쟁 3법'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여 재계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기존순환출자규제, 금융보험사 및 공익법인 의결권 제한 강화, 지주회사 규제 강화를 비롯해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수사에 나설 수 있는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 핵심이다.
아울러 노동 분야에서는 근로기준법과 노조법 등 법안의 전면 개정이 예고되어 있다. 비정규직 노도 대표 활동 보장, 해고자 노조 가입 허용 1년 미만 근속노동자의 퇴직급여 보장, 정리해고요건 강화 노동 유연성을 제약하는 내용 등 '반기업 법안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15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제7차 당·정·청 을지로위원회 민생현안회의에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 통과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원내대표는 "안타깝게도 공정경제 실현을 위한 여러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21대 국회에서는 야당과 더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설득해 공정경제 입법 과제를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과거 잣대로 규제를 만드는 탁상공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재계에서 우려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1천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들은 21대 국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68.1%)이라고 답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우선 추진 사업으로는 일자리 창출 지원 제도 강화(31.1%)와 기업 투자 촉진을 위한 규제완화 추진(29.1%)이 꼽혔다. 노동시장 유연화 방안 마련(15.8%), 기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세제개선(10.7%), 4차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 마련(9.2%) 등도 기업들이 새 국회에 요구하는 경제 활성화 대책이다.
A그룹 관계자는 "실질적인 기업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잉규제"라며 "사외이사 임기 제한도 당장 일시에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B그룹 관계자는 "기업경영 자율성을 현저히 침해하며, 국민연금을 통한 기업 길들이기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사외이사의 임기 제한은 많은 대기업들이 이사회규정에 두고 자율적으로 시행하던 부분으로 법제화시킨다는 것은 '정부의 규제 만능주의'를 보여주는 예라고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대 국회가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을 위해 일하는 국회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경제와 민생을 회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꽃 피울 수 있도록 경제 역동성을 회복해 선진 복지국가를 완성하는 입법 활동을 펼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기업들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며 "국가 경쟁력 제고라는 합리적 관점에서의 정책 수립과 의정 활동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1대 국회가 코로나19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는 물론 경제 살리기에도 전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 극복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어려움에 처한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규제개혁·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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