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BMW가 5시리즈 세계 판매 1위 시장인 한국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불자동차'라는 꼬리표가 여전히 따라다닌다.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뉴 5·6시리즈를 통해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MW 코리아는 27일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BMW 뉴 5시리즈와 뉴 6시리즈 그란 투리스모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수입차 업체가 국내에서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BMW가 최초다.
5시리즈는 BMW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1972년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79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이날 공개된 뉴 5시리즈는 2017년 국내 출시된 7세대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는 올해 4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BMW그룹 경영진은 지난해 11월 한국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뉴 5시리즈를 부산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부산모터쇼가 취소됐지만 한국에서 공개하겠다는 약속은 지켰다.
BMW가 전체 모델 중 가장 전통이 깊은 5시리즈의 부분 변경 모델을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실제로 한국은 전 세계에서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다. 5시리즈는 2017년 국내에서 총 2만4천119대가 판매됐고, 2018년 2만3만487대, 2019년 1만9천138대로 높은 판매고를 이어갔다. 올해도 4월까지 5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린 국가는 한국이었다.
이에 따라 BMW가 뉴 5시리즈를 앞세워 '수입차 1위'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BMW는 2015년까지 수입차 1위를 달렸지만 2016년부터 벤츠에 자리를 내줬다. 다만 미니를 포함하면 2016년에도 BMW가 가까스로 앞선다.
BMW는 2017년까지도 미니를 포함해 1위를 지켰지만 2018년에는 벤츠에 완전히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특히 지난해 BMW 판매량은 4만4천191대로, 벤츠(7만8천133대)와의 격차가 3만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 같은 판매량 격차는 2018년 본격화된 차량 화재 사고와 무관하지 않다. BMW 520d 차량이 주행 중 화재를 일으키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커졌고, BMW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후 7시리즈와 3시리즈 등 다른 모델에서도 화재 사고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불신감이 더욱 커졌다. 특히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지는 화재 사고 때문에 BMW에는 '불자동차'라는 이미지가 더욱 깊이 각인됐다.
게다가 BMW는 화재 사고와 관련해 신속한 보상과 정확한 원인규명에 나서기 보다는 변명에만 급급하다가 사태를 더욱 키웠다. 차주들에 대한 피해보상 조치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여전히 계속된다.
불자동차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논란의 시발점이 된 5시리즈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만큼 역풍을 맞을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BMW 차량의 화재 사고 비율은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크게 높은 편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화재 사고가 한번 발생할 때마다 불자동차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는 것이 오히려 문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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