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카타르 LNG(액화천연가스)선 프로젝트 수주를 사실상 싹쓸이하면서 LNG선 강국의 위상을 드러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주가뭄 속에서 쾌거를 거뒀다. 조선업계는 LNG선 초격차 전략을 통해 조선강국 재도약에 나선다.
카타르 국영석유사인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은 1일(현지시간) 한국의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과 100척 이상의 LNG선 관련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계약 내용은 2027년까지 LNG선 건조슬롯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금액은 원화로 약 23조6천억원에 달한다. 조선업 수주 역사상 최대규모다.
이날 온라인 협약식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참여했다. 다만 QP 및 각 업체는 업체별 할당된 수주량, 선가 등의 정보는 밝히지 않고 있다.
세계 1위 LNG 수출국인 카타르는 오는 2027년까지 LNG 생산량을 연간 7700만t에서 1억2600만t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카타르는 LNG운반선을 74척에서 190척까지 늘리기 위해 최대 120척 (26조6천억원)의 발주를 내놓았다. 국내 조선3사는 지난해 6월 관련 입찰에 응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QP는 중국선박공업(CSSC)과 200억위안(약 3조5천억원) 규모 대형 LNG운반선 16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이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에 LNG 수주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이변 없이 해당 물량을 제외한 100척 규모의 수주를 따내며 사실상 수주를 싹쓸이했다.
이로써 국내 조선업계는 LNG조선 강국이라는 위상을 되찾게 됐다. 천연가스는 기체상태이기 때문에 장거리 운송이 어렵다. 기체상태의 천연가스를 LNG로 압축, 보관, 운송하는 기술력이 필요하다. LNG의 자연기화율을 낮춰 손실율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 시장을 싹쓸이 해왔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3사는 지난해 발주된 LNG선 51척 중 48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번 수주는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 위축과 물동량 축소, 원유수요 감소까지 겹치며 선박 발주가 끊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누계 선박 발주량은 233만 CGT(환산톤)으로 작년 1분기(810만 CGT)보다 71.3% 떨어졌다. 기자재 기업들은 물론 조선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업계 등 전후방 산업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번 수주를 발판으로 조선강국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중국 조선업계는 저가 수주와 자국 정부의 발주를 바탕으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4월 국가별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 232만CGT(99척, 61%), 한국 67만CGT(23척, 17%), 일본 44만CGT(29척, 12%) 순을 기록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선 초격차 전략으로 수주 1위 재탈환에 나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카타르 프로젝트 수주를 싹쓸이할 수 있게 됐다"며 "조선업계의 특성상 수주는 2년 뒤 실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으로 2027년까지 먹거리를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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