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성기를 맞고 있는 이커머스 업계의 시선이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다. 상품군 확장·배송역량 확충 등의 기존 경쟁을 넘어 '유료회원' 모시기 경쟁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통합쇼핑몰 '롯데온(ON)'의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롯데오너스'의 신규 가입자가 기존 대비 10%가량 늘었다. 특히 연간 회원이 월간 회원보다 8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오너스는 월·년회비를 지급하면 롯데온은 물론 롯데쇼핑 내 7개 오프라인 유통 계열사에서도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유료회원제다. 롯데쇼핑은 롯데오너스 멤버에게 매월 14회의 무료배송 혜택과 최대 2%의 엘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엘포인트는 롯데그룹이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백화점·온라인몰·영화관·호텔 등 전 서비스·유통 채널에서 활용할 수 있어 타사의 자체 포인트제도보다 큰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오너스의 혜택을 높이기 위해 자체 검색 엔진 고도화 등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고객의 구매 이력을 종합 분석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정확히 찾을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하반기 중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료회원 플랫폼 예속도 높아…'체리피커'를 '집토끼'로
롯데멤버스와 같은 유료회원제는 '구독경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일정 월 회비를 내는 대신 전용 서비스 및 유료 콘텐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서비스 플랫폼 입장에서는 매월 일정 금액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이며, 소비자는 비용을 내는 대신 차별화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윈-윈(Win-Win)' 시스템으로 꼽힌다.
이 같은 형태의 서비스는 미국 아마존이 온라인 쇼핑몰 이용자를 대상으로 론칭한 '아마존 프라임'이 원조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클럽', 쿠팡의 '로켓와우', 11번가의 '올 프라임'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로 꼽힌다. 이들은 제각각 구매 제품 할인, 포인트 추가 적립, 계열사 연동 서비스 무료 이용권 제공 등의 혜택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는 '유료회원 모시기' 전쟁을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격화로 인한 현상으로 보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 '최저가'를 목표로 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플랫폼에 개별 공급자가 다수 입점해 영업하는 '오픈마켓'의 영향력이 높아지며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줄어듬에 따라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유료회원이 발생시키는 매출이 일반 고객 대비 높은 것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바라봤다. 실제 최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유료 멤버십 '엘클럽' 회원의 수는 전체 고객의 2% 수준이었지만, 이들이 발생시킨 매출은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단순히 연회비만 내는 것이 아닌, 연회비를 내기 때문에 연속으로 같은 플랫폼에서 구매를 이어가는 '락인 현상'이 벌어졌다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격화되며 최저가만을 찾아 구매하는 소위 '체리피커'형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유료회원 확대는 이들을 '충성고객'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업계의 멤버십 혜택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이커머스 '외길'…서비스 한계로 네이버 행보에 '촉각'
업계는 유료회원 서비스 경쟁 국면에서 기존 이커머스 업계와는 다른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팡·티몬 등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이 고객에게 제시할 수 있는 혜택보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춘 롯데·신세계가 모객 경쟁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이커머스 업체의 유료회원 서비스 혜택은 보통 자사몰에서의 추가 할인 제공, 무료배송 등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다"며 "반면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은 계열 매장등을 통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추가 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 보다 넓은 폭의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이 검색과 메신저 부문에서 이커머스 업계 이상의 넓은 사용자 폭을 자랑할 뿐 아니라, 보다 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다. 오프라인 대기업이 온·오프라인 연동을 통한 시너지를 이룬다면, 이들은 웹툰·음악·영상 등 자체 제공하는 플랫폼을 통해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1일 론칭한 유료회원제 서비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이 같은 혜택을 포함시켰다. 회원이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월 20만 원에 한해 최대 5%의 포인트를 적립해주며 네이버웹툰, 바이브 음원 등 네이버가 제공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들과 기존 이커머스 업계는 다른 방식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례로 오픈마켓과 직매입 등 상이한 방식의 운영 전략과 물류 인프라 등에서의 차이점이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 등은 검색 및 채팅을 하던 고객들이 간단하게 주문까지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업계 파급력이 크다"며 "페이 시스템도 갖춰 상품 선택에서 결제에 이르는 구매 전반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어 생각보다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커머스 업계 플랫폼별로 운영 방식에 따라 분명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차별화 경쟁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