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광폭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소재사업 선점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민 대표의 행보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내세운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계획된 소재사업 투자만 4천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순이익의 무려 4배 규모다. 전기차 시장의 퀀텀점프를 앞두고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선 공격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이 계획한 소재사업 설비 신설 및 증설 투자규모는 총 4천억원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7월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내 인조흑연계 음극재 생산공장 착공에 나선다. 올해부터 3년간 총 2천300억원(부지매입비 포함)을 투자해 2023년 완공한다.
이 공장은 연 1만6천톤(t)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다. 인조흑연계 음극재는 기존의 천연흑연계보다 수명이 오래가고 고속충전 등이 가능해 고부가제품으로 불린다. 해당 공장이 완공되면 그동안 중국과 일본에 의존한 음극재의 국산화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광양공장 생산라인업 확대에도 나섰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양극재 광양공장 2단계(연산 2만5천t 규모) 생산라인 준공식을 가졌다. 이번 준공으로 생산능력을 연 5천t에서 3만t까지 끌어올렸다. 여기에 연내 400억원을 추가 집행, 관련 투자를 마무리한다.
포스코케미칼은 세종시 음극재 2공장 2단계 생산라인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해 11월 연산 2만t 규모의 1단계 음극재 2공장 생산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한 데 이어 1천250억원을 추가 투입해 연산 2만2천t 규모의 2단계 라인 증설 작업에 들어갔다.
2단계까지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가동 중인 4만4천t 설비를 포함해 연산 6만6천t의 음극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 밖에도 포스코케미칼은 아프리카 등 해외에 진출해 천연흑연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인조흑연계 공장도 인수합병(M&A)할 계획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오는 20203년까지 양극재 연간 생산량 9만톤, 음극재 10만5천톤의 이차전지 소재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에너지소재부문의 매출 비중을 기존 22%에서 5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이차전지 분야 세계 시장점유율 20%, 매출 17조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포스코케미칼은 해외 전지회사를 대상으로 통합마케팅을 확대했으며 현재 각종 고객사로부터 샘플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포스코케미칼은 LG화학을 신규 고객사로 확보,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기도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1월 LG화학과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3년간 총 1조8천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포스코케미칼의 실적과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케미칼 부문의 부진으로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 줄어든 160억원에 그쳤다. 부채비율은 2018년 25%에서 68%로 껑충 뛰었다. 무차입기조를 유지하던 포스코케미칼의 순차입금비율은 3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포스코케미칼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배경에는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포스코켐텍 출신인 최정우 회장은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선정하고 신성장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포스코가 과거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내세운 제철보국을 넘어 이제는 '소재보국'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전기차를 중심으로 이차전지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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