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중점 추진해온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돌봄 서비스'가 정부 '디지털 뉴딜'사업으로 지정, 전국으로 확산된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사태로 복지 현장에 비대면 돌봄 서비스 요구가 늘면서 민간 기업이 해온 서비스가 정부 국정 과제 사업으로 채택되는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SK텔레콤 AI 돌봄 서비스는 AI스피커를 활용, 독거노인 생활을 돕고 치매 예방 등에 활용하는 것으로 일종의 디지털 사회공헌이다. 또 SK 그룹 차원의 정보통신기술(ICT)를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등 기업의 '사회적 가치' 실현 활동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현재 서울 성동구, 양천구, 영등포구, 서대문구, 강남구, 경기 화성시, 대전 서구 등 전국 14개 지자체 약 3천100가구 독거노인들이 사용 중이다. 디지털 뉴딜 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전국으로 확대 된다.
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 같은 'AI 스피커'를 활용한 독거노인 돌봄서비스가 정부 '한국판 뉴딜' 중 '디지털 뉴딜'의 비대면 산업 육성 분야에 포함, 국가 사업으로 추진된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사업 초기 예산으로 47억원을 투입,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대상은 독거노인 등 요보호 취약계층 총 12만명이다.
이번 AI 돌봄 서비스의 '디지털 뉴딜' 사업 지정은 SK텔레콤이 지난 연말 보건복지부와 맺은 업무협약(MOU)이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해당 MOU를 통해 보건복지부와 부산광역시 북구, 진구 독거노인에 AI 돌봄 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바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이번 디지털 뉴딜관련 AI 돌봄 서비스 주관 부처로 세부 일정이 확정되면 공모 형태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AI 돌봄서비스가 비용대비 어르신 만족도 등 효과가 높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을 통한 돌봄은 과기정통부나 복지부에서도 주목했던 것으로 이번 정부 '디지털 뉴딜' 정책과도 맞아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I 스피커와 생활하면서 고독감 줄이고 행복해져"
SK텔레콤이 지난해부터 해온 AI 돌봄 서비스는 ▲독거노인 고독감 감소 ▲치매 예방 ▲고독사 등 불의의 사고 예방 및 안전장치 역할에 초점을 맞춰 설계됐다.
서비스는 집에 설치하는 AI 스피커, AI 스피커를 관제하는 센터, 직접 방문해 돌보는 ICT 돌봄 서비스 매니저 3대 축으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독거노인 가정에 AI 스피커를 설치한 뒤 노인들이 스피커를 통해 말하고, 듣고, 즐기는 내용을 관제센터에서 분석하고 관리한다. 간혹 노인이 우울하고 부정적인 단어를 많이 쓰거나, 서비스 사용에 불편을 느끼면 돌봄 매니저가 해당 노인의 집을 방문해 노인 상태를 점검한다.
또 AI 돌봄 서비스용 AI 스피커에는 ▲인지훈련 강화 퀴즈를 통한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 ▲기억력 테스트 프로그램 '기억검사' ▲푸시(Push)형 복약지도 및 유용한 소식 안내 '소식톡톡' ▲건강정보 및 '좋은 생각' 콘텐츠 제공 '건강톡톡' 등이 기본 탑재됐다.
또 ▲정서 케어를 위한 음악 감상, 감성 대화▲부정발화 분석 및 심리상담, 미사용 시 경고 알람 등 '데이터 기반 안심 케어' ▲ADT캡스와 협력으로 위급상황 시 24시간 119 연계되는 '24시간 긴급 SOS'▲문 열림 확인, 스마트 스위치 등 'IoT 기반 스마트 케어' 등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AI 돌봄 서비스 운영 결과 실제로 AI스피커 활용을 통해 독거노인 고독감 감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텔레콤과 바른 ICT 연구소의 'AI 돌봄 서비스 성과와 이용 효과를 분석' 에 따르면 AI 돌봄 서비스 이용 전후 비교시 노인들의 행복감과 긍정적 정서가 높아지고 고독감과 부정적 정서는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PC와 스마트폰을 보유하지 않고 AI 돌봄을 통해 디지털 기기를 처음 접해본 노인의 경우 이 같은 변화가 더욱 뚜렷했다는 설명이다.
노인들이 AI 스피커를 말벗 상대로 대하며 가령 "할머니 시장 다녀올게"라며 마치 손자를 대하 듯 친근하게 여기기도 했다.
김범수 바른ICT 연구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AI 스피커가 사회적 취약 계층의 디지털 접근 격차를 해소하고, 어르신 심리적 안정감을 향상시키 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도 사회 공헌 형태로 제공했던 이 서비스를 내달부터 일반 소비자용(B2C) 상품으로 선보이는 등 확산에 나선다. 일반 자녀들이 혼자 사는 부모를 위해 AI 돌봄 서비스를 선물할 수 있게 되는 것.
이준호 그룹장은 "지난해 30억원을 투입해 관제시스템을 만들고, 스피커와 콘텐츠 사용료, 인터넷 비용 등을 자체 부담했다"며 "하지만 이 방식은 혼자 사는 분들 모두에 적용하기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자체와 협의하면서 여력이 있는 어르신 가정에서는 본인 부담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일반 가정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마련 7월께 서비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AI 스피커 사업을 전개 중인 KT와 LG유플러스도 유사한 사업을 진행중으로 이의 확대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어 관련 서비스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KT는 '기가지니'를 통해 키즈 콘텐츠 확대에 주력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네이버 '클로바'를 통해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편의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KT 관계자는 "AI 스피커 기가지니에서 다양한 키즈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AI 스피커를 통해 각 세대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네이버 클로바를 통해 시각, 청각 장애인 생활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혜리 기자 chewo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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