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혜리 기자] SK텔레콤이 차세대 의료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나스닥 상장을 추진중인 의료장비 업체 '나노엑스' 지분 투자, 2대 주주에 올랐다. 나노엑스는 손톱만 한 크기의 실리콘 반도체에 엑스레이(X-Ray) 기술을 구현한 의료 장비 업체.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를 통해 오는 2026년 약 45조원(358억달러) 규모가 예상되는 차세대 영상 의료장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5일 SK텔레콤(대표 박정호)은 차세대 의료장비 원천기술 기업 '나노엑스' 지분투자를 통해 2대 주주가 됐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국내외 독점 사업권을 확보, 한국 내 생산공장 설립 등 의료 장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나노엑스는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발생기' 상용화 및 양산에 근접한 유일한 기업으로, 이스라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나스닥 상장을 준비 중으로 현재 후지필름, 폭스콘, 요즈마그룹 등 유력 회사가 투자에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6월 나노엑스 기술 잠재력과 혁신성을 확인하고 '초기투자(Seed Round)'에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나스닥 기업공개 사전투자(Pre-IPO)에도 참여, 2대 주주에 올라싿. 누적 투자규모는 2천300만달러(약 282억원)이다.
나노엑스의 '반도체 기반 디지털 엑스레이'는 필라멘트 기반 아날로그 방식의 엑스레이 촬영을 반도체 나노 특성을 활용한 디지털 방식으로 바꾼 차세대 의료 장비 기술.
일반적인 엑스레이 촬영 기기는 구리와 텅스텐 등으로 구성된 필라멘트를 최고 2천℃로 가열해 전자를 생성하고, 이를 빠르게 회전하는 애노드(Anode)로 쏘아 보내 엑스레이를 발생시킨다. 이후 일정 시간 피사체에 노출시켜 결과물을 만든다.
반면 나노엑스의 '디지털 엑스레이'는 손톱 크기 만한 실리콘 반도체를 이용하는 게 특징. 반도체 속 약 1억개 나노 전자방출기를 디지털 신호로 제어해 찰나에 전자를 생성하고 엑스레이로 전환해 촬영한다. 필라멘트를 가열하거나 애노드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단계가 없다.
해외에서는 해당 기술을 에디슨 전구가 LED로 진화했던 '빛의 혁신'에 견줘 아날로그 방식 엑스레이 촬영을 125년 만에 디지털화한 '보이지 않는 빛의 혁신'이라 평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또 나노엑스는 '디지털 엑스레이·컴퓨터단층촬영(CT) 기반 차세대 영상촬영 기기(Nanox.ARC)'를 개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절차와 제품 양산 준비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이 기기는 아날로그 제품들보다 더 선명한 화질로, 최대 30배 빠른 속도로 촬영할 수 있는 게 특징. 특히 방사능 노출 시간을 30분의 1로 줄이면서, 가슴을 누르는 통증 없는 비접촉 엑스레이 촬영도 가능하다. 또 1회 촬영당 비용이 10% 수준에 불과해 소형 의원이나 의료 부담이 큰 국가에서 엑스레이·CT 촬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기존 엑스레이 촬영 장비의 대형 냉각 장치가 필요 없어 기존 1톤 무게 장비를 200Kg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도 강점. 병원 내부 등 특수 환경에서만 설치가 가능했던 엑스레이·CT 촬영 장비를 앰뷸런스나 간이 진료소에 설치할 수 있게 된다.
◆SKT, ICT계열과 함께 '차세대 의료·보안시장 공략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를 통해 SK하이닉스, ADT캡스, 인바이츠헬스케어 등 SK ICT계열사와 디지털 엑스레이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의료·보안·산업용 서비스를 추진한다.
가령 해당 장비를 앰뷸런스에 탑재하고 5G·클라우드와 연동하면 환자 이송 중 응급의료팀과 원내 전문의가 고품질 엑스레이·CT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골든타임 내 응급 영상 촬영이 필수인 뇌졸중환자 생존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또 공항·전시장·공연장·경기장 등에 3D 엑스레이 보안 기기를 더 간편하고 넓은 범위에 설치할 수 이고, 반도체·배터리·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 엑스레이 활용 품질 검사 ▲반려동물용 영상진단기기 시장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나노엑스 지분 투자 외에 사업에도 직접 나선다. 나노엑스의 차세대 영상촬영기기의 한국, 베트남 독점 사업권을 확보, 향후 해당 국가 사용 허가 절차를 거쳐 기기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나노엑스와 한국을 차세대 장비 글로벌 생산 기지로도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첨단 바이오 회사와도 협력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나노엑스의 반도체 팹(FAB)이 한국에 건설되면 차세대 의료 사업 개화와 양질 일자리 창출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ICT 및 첨단 기술로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자는 양사 철학이 맞닿아 있다"며 "차세대 의료 기술과 5G, AI를 융합한 결과물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란 폴리아킨 나노엑스 CEO는 "수 년간 연구한 기술의 상용화를 앞두고 강력한 동반자를 얻게 돼 기쁘다"며 "누구나 의료 장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인류를 괴롭히는 질병을 줄인다는 비전을 SK텔레콤과 함께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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