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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현대HCN 인수 추진, KT스카이라이프 홀로서기…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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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대표 "공적 책임 수행 등 생존 전제 조건" 의지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현대HCN 인수합병(M&A) 경쟁에 KT가 아닌 KT스카라이프가 전면에 나서 주목된다.

이는 통신3사 3파전 양상을 띤 이번 인수전에 SK와 LG 계열은 각각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주전으로 뛰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 실제로 KT는 그동안 유료방송 M&A에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구현모 대표의 경우 M&A가 아닌 자체적인 미디어 플랫폼 강화에 더 의지를 보여왔다.

이번 인수전 참전이 KT스카이라이프의 독자적 판단이라는 해석과 함께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가 재편기를 맞은 유료방송 시장에서 독자생존 기반 마련, 이른바 홀로서기를 위해 M&A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사진=KT스카이라이프]

16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 인수를 위한 독자적인 전략 수립 및 시행을 위한 최종 조율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마감된 현대HCN 예비입찰에는 KT스카이라이프 외에 SK텔레콤, LG유플러스도 뛰어든 상태. 현재 본 입찰을 앞둔 실사 등이 진행 중으로 KT 계열의 경우 KT스카이라이프가 인수전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M&A에 장고를 거듭하면서 KT스카이라이프가 내부적 설득을 통해 현대HCN 인수전 전면에 나선 상황"이라며, "KT가 SO를 직접 인수하는 것과 달리 KT스카이라이프가 합병하는 것은 같은 KT계열이라해도 배경과 의미가 다르다"고 분석했다.

이어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OTS라는 통합상품이 있으나 가입자와 전산관리 등 사업영역이 분리·운영되고 있고, 재송신료와 사용료 등 역시 KT IPTV와는 별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인수 참여 역시 KT스카이라이프의 독자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HCN 인수 전면에 나선 KT스카이라이프 왜?

유료방송 M&A에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KT와 달리 KT스카이라이프는 이를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유일 위성방송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취약지역 시청권 보장 등 공적 책임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려면 독자적 생존 기반 마련, 이를 위한 M&A가 불가피 하다는 판단인 것.

특히 경쟁사의 IPTV 사업자 중심의 유료방송 M&A가 통신과 방송의 융합이라면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방송과 방송 결합으로 향후 IPTV 중심으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장의 견제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도 한 몫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KT가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할 경우 오히려 같은 계열의 KT스카이라이프로 입지가 위축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룹 내 IPTV, 위성방송, 케이블TV 사업 부문간 경쟁과 충돌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 또 투자 회수 차원에서라도 KT가 위성방송보다는 SO 중심 지원책에 보다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 위성방송 사업의 독자 경쟁력은 약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역시 "현대HCN 인수는 스카이라이프가 주체가 돼 우리의 독자생존을 위해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히 가입자 확대가 아닌 국내 유일 위성방송공적 책임 수행, 생존의 필요 전제조건이자 소비자 선택권과 방송시장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가 8K 위성 방송을 2019년형 삼성 QLED 8K 82형을 통해 시청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가 8K 위성 방송을 2019년형 삼성 QLED 8K 82형을 통해 시청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M&A 아니면 폐업…생사 갈림길에 선 위성방송

KT스카이라이프의 이 같은 판단은 대내외적으로 처한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과도 무관치 않다. 당장 가입자와 매출이 갈수록 줄고 있는데다 현재 상태로는 결합상품 등 시장공략에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방송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5천485억원까지 줄었고, 영업이익은 650억으로 최근 몇년새 30% 이상 줄었다. 가입자수도 418만8천명으로 10만명 이상 줄었고 ARPU(가입자당 평균매출)은 5천294원까지 떨어졌다. 감가상각비가 줄고 있음에도 영업비용은 지속 증가해 현금창출능력도 매년 5%씩 줄고 있다.

반면 결합상품 중심 시장 경쟁 상황에서 상품 경쟁력 열위 사업자로서 돌파구 마련은 쉽지않다.

방통위 방송시장경쟁상황평가에 따르면 2018년말 유료방송 가입자 3천272만명 중 결합상품 가입자 는 절반이 넘는 1천789만명에 달한다. 전체 결합상품 가입자를 기준으로 하면 80% 이상이 방송 포함 결합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IPTV 사업자는 이동통신을 포함한 결합상품이 가능하고, 케이블TV는 초고속인터넷 결합 상품이 가능하나 KT스카이라이프의 경우 초고속인터넷과 이동통신 모두 자체 결합상품 구성이 불가능한 비대칭 구조"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M&A에 따른 유료방송 시장 재편 및 경쟁 심화, 글로벌 OTT 서비스의 국내 잠식, 여전한 규제 불확실성 등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는 양상이다.

당장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의 티브로드, LG헬로비전 인수 및 합병으로 이들 회사의 권역 내 평균 점유율은 올라간 반면, KT스카이라이프 점유율은 7% 까지 하락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LG계열의 경우 LG헬로비전 권역 내 평균 점유율은 33%에서 인수 뒤 45%까지 늘었다. 점유율 50% 이상 권역도 총 23개 권역 중 1곳에서 9곳으로 확대됐다. SK계열 역시 인수 전 22% 수준에서 합병 후 2배 수준인 43%로 늘었다. 전무했던 점유율 50% 이상 권역수도 6곳으로 증가했다.

 [사진=방통위]
[사진=방통위]

지난해 유료방송 합산규제 후속조치 논의 과정에서 불거졌던 KT스카이라이프의 공적 역할 등 사회적 요구는 오히려 더 커지는 추세다. 여당을 중심으로 통일 및 경협시대에 대비, KT스카이라이프의 정부 지배력 확대, 공공기관 지분 인수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사진=KT스카이라이프]
[사진=KT스카이라이프]

◆위성방송·공적역할 강화 카드가 M&A

KT스카이라이프가 이 같은 대내외 어려움과 한계 극복의 돌파구를 M&A에서 찾고 나선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위성방송의 특수성으로 인해 난시청 해소와 통일 대비 방송 서비스 및 도서 산간 지역까지 보편적 접근성을 요구 받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독자 생존이 돼야 역할도 가능한 것"이라며 "공적 책무 방향성도 재정립할 때가 됐으나 그 이전에 생존이 담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서 산간 지역을 포함한 지역 중심 기반의 KT스카이라이프로서는 당장 수도권 등 지역적 보완이 시급한 상황이다. 수도권의 알짜 권역 내 가입자를 보유한 현대HCN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다.

현대HCN는 지난 연말 기준 가입자는 131만5천명으로 딜라이브, CMB보다는 작지만 서울 서초구와 동작구, 대구, 경북 등 핵심 권역 8곳을 보유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18년 기준 16.93%에 달한다.

IPTV 중심의 유료방송 독과점 시장내 견제 역할을 위해서라도 송신료, 콘텐츠 등 협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계산도 있다.

실제로 KT스카이라이프는 지상파 재송신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협상에서 상대적 열위로 계약도 가장 늦게 완료되는 경우가 심심찮다. 소위 재전송 중단과 같은 '블랙아웃'도 여타 플랫폼 대비 많은 실정이다.

계열 MPP인 '스카이TV'를 통해 SO 지역채널의 콘텐츠 품질 강화도 기대되는 대목. 현재 디스커버리 채널 합작사인 '스튜디오 디스커버리', '스튜디오앤뉴' 등 콘텐츠 제작사에 투자도 완료, 제작 노하우 등 역량은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외 저가형 방송 상품 등 소비자 선택권 확보, 시장 경쟁 활성화 등도 KT스카이라이프가 꼽는 기대효과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위성방송과 케이블TV 결합을 통한 방송상품 중심의 신상품 및 중저가 상품 출시 등 시장 경쟁을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통신 시장에서 메기 역할을 맡은 알뜰폰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KT스카이라이프가 방송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도 KT와 위성방송의 실시간 다채널 고화질 서비스와 IPTV의 VOD 서비스를 함께 묶은 OTS 상품, 위성방송을 통신국사에서 수신해 IP 방식으로 제공하는 DCS 서비스 등을 발굴, 제공한 바 있다. 이보다 더 다양한 서비스 및 상품을 개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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