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민지 기자] "국내 LCD TV 패널 생산은 올 연말까지를 마지막으로 대부분 정리하겠다."
올해 1월 이같이 밝힌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탈 LCD'에 집중하고 있다. LCD 사업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수익성이 악화된 만큼 OLED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 'OLED 대세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16일 "LCD는 IT용 LCD 등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해 수익성을 높이는 구조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OLED 대세화, 플라스틱 OLED 턴어라운드, LCD 구조혁신 가속화 등 3가지 핵심 전략 과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탈 LCD'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LCD 사업 축소를 공식화한 데 이어 실질적으로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LG화학은 LCD 편광판 사업을 중국 화학소재 업체 산산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에는 LCD용 컬러 감광재를 중국 요케테크놀로지 자회사 시양인터내셔널에 매각하고, 유리 기판 사업 철수를 발표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가 탈 LCD에 속도를 내는 데는 중국의 물량 공세로 인해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중국 기업이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LCD 패널 가격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중국의 LC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56%, 2025년에는 7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의 LCD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1%에서 올해 13%, 2021년부터 한 자릿대를 기록하며 2022년부터는 2%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패널 업체들은 현재 전 세계 LCD 생산 캐파에서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며 "초기에는 작은 사이즈 위주로 중국 내수 시장을 목표로 했으나, 현재는 65인치 이상 시장에서도 50% 이상을 장악하는 등 LCD 패널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은 국내 기업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 확대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OLED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OLED 수율 안정화와 생산 원가를 낮추는 게 관건인데, 이를 위해 광저우 공장 가동을 위한 준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다음 달 광저우 공장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광저우 공장은 지난해 8월 말 완공돼 같은 해 하반기 중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수율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가동 시점이 미뤄졌다.
다만 하반기 중 가동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광저우 OLED 팹은 코로나19로 기술 인력 투입이 지연됐다"면서도 "2분기 중에 최적의 양산 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은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원가를 낮추는 것이 관건"이라면서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가동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멀티모델글라스(MMG) 기술로 원가 경쟁력을 제고할 필요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삼은 OLED TV 패널의 원가 절감을 통해 고객사들의 수요 증가를 불러일으키고, 규모의 경제를 이뤄 수익성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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