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을 재검토하자고 요청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장을 정면반박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계약당시보다 무려 4조5천억원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 금액을 다소 과대하게 산정했다고 강조했다.
17일 산은은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조건 재검토를 요청하며 밝힌 입장과 관련해 이를 반박하는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앞서 HDC현산은 산은 등 채권단이 인수의지를 밝히라고 요구하자 장문의 입장자료를 발표하며 인수조건 원점 재검토를 요청한 바 있다.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증가와 관련 자료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다는 점을 재검토의 이유로 내세웠다.
아시아나항공은 2019년 6월말 대비 2019년말 부채가 2조8천억원 증가했지만 현금흐름과는 무관한 장부상 부채증가라는 것이 산은 측 설명이다.
또한 HDC현산 측은 채권단 지원(한도승인) 1조7천억원을 전액 부채 증가로 산정했으나, 이는 한도성 여신으로서 5월말 현재 지원액은 5천억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원액은 타 부채상환에도 사용돼 차입금이 순증하는 것도 아니라고 덧붙였다.
삼일회계법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해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럽다는 HDC 측 주장도 반박했다.
산은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부적정 의견 표명은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이고,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은 적정으로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으로부터 1조7천억원을 추가 차입할 때 사전 동의가 없었다는 HDC현산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의 긴급성을 강조했다.
산은은 "긴급자금 지원은 계속기업 유지를 위한 채권단의 필수조치였다"면서 "HDC현산 측은 인수확정에 대한 의사표명은 하지 않으면서도 부채증가 우려, 자료부족 및 채권단 영구채의 주식전환시 현산 측의 경영권 지분의 변동에 대한 대책 마련 필요 등의 사유로 부동의했다"고 밝혔다.
HDC현산 측의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산은은 "그간 아시아나항공은 현산 측 요청사항에 대해 수차례의 공문 및 관련 자료를 통해 답변하고,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하고 있는 인수단앞 수시로 정보제공 하는 등 인수인이 요청하는 경우 성실히 자료를 제공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그동안 인수 준비단 및 HDC현산 경영진이 요구하는 자료를 성실하고 투명하게 제공했다"고 밝혔었다.
산은은 HDC현산 측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신뢰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협상을 이어나갈 의지가 있음을 드러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산은은 HDC현산을 아직까지 신뢰하고 있고 HDC현산 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상호신뢰를 전제로 협의를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