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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생보사들 위험률차익 확보·보수적 자산운용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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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연구원 "차별화된 경영전략 필요"

[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국내 생명보험사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1990년대 일본 생보사의 사례를 교훈 삼아 국내 생보사들도 자신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화된 보험시장에서 위험률차익 확보에 주력하고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21일 보험연구원은 '일본 생명보험회사의 파산과 생존' 리포트를 통해 이와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일본의 경우 7개 중소형 생보사가 1990년대 들어 발생한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 영향 등으로 1997년 4월부터 2001년 3월까지 연속 파산했다.

일본 생보사 파산 원인은 기본적으로 높은 예정이율을 보장하는 일시납 저축성보험의 과도한 성장, 자산 거품 붕괴와 저금리에 따른 막대한 이차역마진 발생, 자산운용 및 위험관리 실패 등으로 알려졌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면 생존한 일본 중소형 생보사들은 자산 거품 붕괴 이전과 이후 업계의 일반적인 영업과 자산운용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1984년 자산 기준 업계 8위였던 타이요(太陽)생명은 대도시 및 주요 지방도시 중년 이상 연령층의 가정주부를 대상으로 단기 양로보험을 주로 판매하면서 질병위험률차익을 크게 확보했다.

또한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유지해 주식·대출·해외증권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자산운용 비중이 낮았고, 배당을 늘리지 않고 이익의 내부유보를 확대했다. 다이도(大同)생명과의 포괄적 제휴를 통해 신용등급을 유지해 보험계약 해약 사태를 막았다.

다이도(大同)생명은 주로 다양한 중소기업협회에 소속된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기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에 주력했고, 자산 거품 붕괴 직후에는 자산 구성을 국채 위주로 빠르게 전환하면서 위기를 면했다.

1970년 이전까지는 대형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영업직원을 통해 개인보험을 파는 전략을 취했지만 실적이 좋지 않아 배당을 지급하기 어려웠고 책임준비금 부담이 컸다. 이에 1970년대 들어서면서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은 정기보험에 특화된 전략을 꾸렸다.

또한 재무 및 자산운용부서가 지나치게 주식의 미실현이익에 의존하고 있다는 위험을 인지, 주식 매각을 강력히 주장하면서 1990년대 들어 자산 구성을 주식에서 국채 및 회사채로 빠르게 전환했다.

후코쿠(富國)생명은 대형 생보사와 마찬가지로 공무원과 공기업 직원을 대상으로 보장성보험을 공급했다. 차이점은 자산운용 및 계리부서의 의견을 중시해 우량 고객을 선별하고 유지관리 서비스를 통해 해약률을 낮추는데 주력했다는 점이다.

개인연금이나 변액연금 등을 판매하지 않았으며, 신계약 확대보다는 우량고객 선별 및 계약의 유지관리를 중시하면서 해약률을 크게 낮췄다. 이에 자산 거품 붕괴 이후에도 부실대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생존한 중소형 생보사의 경우 자산 거품 붕괴 이전과 이후 업계의 일반적인 흐름에 따르지 않고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했다"며 "자산 거품기에도 고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지 않았고 거품 붕괴 초기부터 주식 비중을 낮췄다"고 밝혔다.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유지한 경영진의 리더십도 위기 극복에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그는 "이들은 자산 거품기에 성공적으로 보이던 다른 생보사의 경영전략(일시납 저축성 보험 확대)과 투자전략(주식 비중 확대)을 따르지 않았다"며 "파산한 생보사는 영업이 경영의 전부였으나 생존한 생보사들은 투자나 자산운용이 영업의 보조 수단이 아니고 독립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들의 경영전략은 2000년대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고, 상품 구성에서 종신보험 중심의 대형 생보사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타이요(太陽)는 양로보험 중심에서 의료 및 개호보험으로 상품 구성을 확대했고, 다이도(大同)생명은 여전히 정기보험에 집중하고 있으며, 후코쿠(富國)생명은 의료보험에 특화하고 있는 등 저축성보험 비중이 낮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일본의 사례는 생보사 경영에 있어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위험률차익 확보와 자산부채관리(ALM)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고 마무리했다.

허재영 기자 hurop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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