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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톡] 맘스터치, 실패한 맥도날드 모델 따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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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궤도수정 후 빅맥 '가성비' ↑…맘스터치, 패티 빼고 다 줄여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과거 맥도날드가 쓴맛을 본 '수익성 전략'을 맘스터치가 따라가는 모양새다. 이에 업계는 그 결과에 주목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맘스터치는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메뉴 수를 줄이고 가격을 높이며 과거 맥도날드가 걸어간 길을 '벤치마킹'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 1일부로 총 34종의 메뉴를 단종시키고 대표 메뉴 싸이버거의 가격을 400원 인상시키는 등 수익성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반면 맥도날드는 수익성 중심에서 벗어나 품질 전략으로 궤도를 수정하면서 실적개선에 탄력을 받고 있다. 실제 맥도날드는 최근 '베스트 버거'를 도입한 이후 지난 4월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상승하는 효과를 거뒀다.

과거 맥도날드의 길을 따르고 있는 맘스터치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과거 맥도날드의 길을 따르고 있는 맘스터치의 선택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같은 양사의 '전략 교환'이 엇갈린 결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맥도날드 햄버거의 품질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는 반면 맘스터치는 과거의 '혜자함'을 잃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패티 크기가 줄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최근 패스트푸드 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양사의 대표 메뉴인 빅맥과 싸이버거를 직접 먹어봤다.

◆'불편할 정도의 풍성함' 자랑한 빅맥…"과거는 잊어라"

빅맥은 과거 맥도날드가 '수익성'을 외칠 시기에도 소스 양이나 패티가 줄어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던 불고기버거 등과 달리 큰 변화를 맞은 메뉴는 아니었다. 때문에 '베스트 버거' 전략 적용 전·후를 제대로 비교해 볼 수 있으리라 판단해 대상 메뉴로 선정했다.

먼저 크기는 그다지 변한 점을 찾긴 어려웠다. 다만 버거 빵이 과거와 달리 색깔이 짙어져 조금 더 잘 구워진 것 같은 느낌을 줬으며 다소 반짝반짝 빛나는 느낌을 줬다. 또 패스트푸드 메뉴에서 느낄 수 있었던 특유의 냄새 대신 고소한 빵의 냄새가 보다 더 잘 느껴졌다. 빵(번)의 품질을 강조한 베스트 버거 전략이 말만 앞세운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빅맥은 크기에서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빵 및 패티가 개선됐다는 느낌을 확실히 줬다. [사진=이현석기자]
빅맥은 크기에서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지만 빵 및 패티가 개선됐다는 느낌을 확실히 줬다. [사진=이현석기자]

내부는 풍성했다. 패티는 가운데 빵과 비슷한 크기로 탄탄히 들어서 있었고 양파나 양배추 등이 빈틈 없이 메워져 있었다. 소스의 양도 적절하게 들어 있었다. 다만 조립 상태가 다소 탄탄하지 않아 손에 들어 보니 미끄러지며 균형이 무너지는 느낌을 줬다.

맛 부문에서는 진일보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퍼석했던 느낌을 주던 빵은 에어프라이어에 잠시 돌린 모닝빵과 유사한 식감을 내며 푹신함을 자아냈고 잘 구워진 빵 특유의 고소한 냄새가 입안을 채웠다. 또 패티의 식감도 과거 대비 '쫀쫀한' 느낌이 났으며 고기의 맛이 한층 더 강조된 느낌이었다.

◆아쉬운 싸이버거…패티 크기 그대로지만 '가성비' 타이틀 내려놔야

과거 싸이버거는 '가성비'의 상징이었다. 타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에 그들의 플래그십급 버거의 사이즈를 자랑했고 내부 구성도 탄탄했다. 특히 소스까지 많은 양을 사용해 '이렇게 장사해서 남는 게 있나' 라는 의문까지 자아내곤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본 싸이버거는 과거와 조금 달라진 모습이었다.

언뜻 보기에 커 보이는 크기는 과거와 비슷했다. 하지만 자세히 지켜보면 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 또 과거와 달리 양배추도 대충 접혀져 들어 있는 등 상대적으로 무성의하게 만들어진 느낌도 있었다. 다만 일각으로부터 제기됐던 것과 달리 패티 크기는 줄어든 느낌은 아니었다. 오히려 패티 자체는 빅맥에 비해 분명히 컸다.

맘스터치 싸이버거는 패티 크기가 크게 변하진 않았지만 소스 등 볼륨 면에서 아쉬웠다. [사진=이현석기자]
맘스터치 싸이버거는 패티 크기가 크게 변하진 않았지만 소스 등 볼륨 면에서 아쉬웠다. [사진=이현석기자]

진짜 문제는 소스였다. 비교 대상이었던 빅맥이 가만히 쥐고만 있어도 빵이 흘러내릴 만큼 위태로울 정도로 소스가 많이 투입됐다면 싸이버거는 그냥 소스를 '발라놓은' 정도에 그쳤다. 또 양파 등도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들어 있어 '군대리아'를 보는 듯한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햄버거 전문점에서 먹을 수 있는 메뉴라기보다는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양산형 버거'와 같은 느낌이었다.

맛 부문에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살짝 매콤한 맛이 나는 패티도 튀김과 고기의 조화가 나쁘지 않았으며 빵도 푸석거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씹혔다. 다만 내부 구성이 다소 빈약해진 만큼 과거에 비해 씹는 맛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이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을 고려해 보면 아쉬움이 더욱 컸다.

◆현 시장 경쟁 과거보다 훨씬 치열해…맘스터치 벤치마킹에 업계 '우려'

업계는 맘스터치의 최근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맥도날드가 과거 수익성 중심 경영 전략을 펼치다가 고객의 외면을 받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조주연 맥도날드 대표는 일부 프리미엄 메뉴를 제외한 메뉴의 빵을 저가형으로 교체하고 가격을 올렸다. 또 빅 브렉퍼스트 등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던 메뉴 일부를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삭제했다.

이후 소비자들은 빠른 속도로 맥도날드를 외면하기 시작했다. 또 때마침 국내에 론칭된 '쉑쉑버거' 등의 해외 유명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높은 가격에도 맥도날드의 소비자들을 빼앗아 갔다.

업계는 맘스터치의 선택이 제2의 실패 사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사진=맥도날드]
업계는 맘스터치의 선택이 제2의 실패 사례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사진=맥도날드]

이에 맘스터치가 과거 맥도날드가 구사했던 전략을 똑같이 구사하고 있는 만큼 비슷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장 큰 경쟁상대 중 하나인 맥도날드가 품질 중심 전략으로 선회한 만큼 과거 맥도날드보다 빠른 속도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맥도날드가 수익성 중심 전략을 펼칠 당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시장에는 큰 경쟁자가 없었지만 현재 시장은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가 다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레드 오션"이라며 "맘스터치의 최대 강점이 '가성비'였음을 고려해 보면 지금의 선택은 최악의 실책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려되는 점은 과거 맥도날드식 수익성 중심 전략이 실패한 전략이라는 것"이라며 "가격만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이 수용할 수 있다고 해도 품질도 함께 낮춘다면 실질적 타격이 더욱 크고 빠르게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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