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동·환경분야 입법과제 33선'을 발표했다.
한경연이 제시한 입법과제 33선은 노동분야 25개와 환경분야 8개로 구성돼 있다. 그 중 주요한 과제로는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감염병 발생 시 특별연장근로 자동허용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인상률 상한 설정 ▲업종‧연령별 최저임금 차등적용 ▲파견 허용업종 확대 ▲임금체계 개편 ▲신규화학물질 등록 기준 완화 ▲연구개발(R&D용) 화학물질 당연면제 등이다.
먼저 대체근로 허용과 관련해 코로나19로 생산차질을 겪고 있는 사업장에서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기업의 생존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근로자 파업기간 중 대체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에 대해서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도 근로희망자 출입을 저지하는 등 폭력적 직장점거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만큼, 사업장 내 쟁의행위를 전면 금지하는 입법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경연은 또 코로나19와 전 국가적으로 감염병이 발생한 경우 특정업무에 한해 특별연장근로를 자동 허용하도록 예외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도 강조했다. 주52시간 제도의 연착륙을 유도하고 코로나19로 촉발된 근로시간 다양화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1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과도한 인상이 취약계층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졌다면서, 인상률의 상한을 3년간 명목 경제성장률의 평균으로 설정할 필요하다고 보았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2년만에 역성장이 우려되는 만큼 동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생산성과 숙련도에 상관없이 전업종, 전연령 동일한 최저임금을 적용은 부작용이 큰 만큼, 업종별‧연령별 차등 적용도 제안했다.
한경연은 파견 허용업종 확대도 필요하다고 봤다. 2003년 제조업 파견을 허용한 이후 5년간 신규일자리가 137만개 창출된 일본처럼, 우리도 제조업 파견을 허용하고, 파견업종 제한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근무시간이나 호봉 기준의 보상체계에서 성과‧직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규화학물질 등록기준 완화도 촉구했다. 현행 화평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상 신규화학물질을 연간 100kg 이상 제조‧수입할 경우 이를 환경부장관에게 등록해야 하는데, 화학물질에 따라 최대 47개 시험자료를 첨부하도록 하고 있어 행정적‧금전적 부담이 막대하다고 토로했다.
또한 연구개발용 화학물질은 다품종‧소량 수입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효율적인 연구개발을 위해서라도 별다른 절차 없이 등록을 면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노동시장에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심대한 고용충격, 근로시간·형태 다양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대응을 위한 노동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세 가지 이슈가 대두되고 있다"며 "이번 발표배경은 국내 노동시장의 후진성을 극복하고, 국제적 비교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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