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기업공개(IPO) 재추진에 나선 카카오게임즈의 기업 성장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장 내년 주력 게임인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서비스 계약 종료가 예상되는 데다 노후화 등으로 기존 게임들 수익성 역시 악화하고 있어 새로운 매출원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와 펄어비스가 체결한 '검은사막' 북미·유럽 퍼블리싱 계약이 내년을 기점으로 만료될 예정이다.
검은사막은 펄어비스가 개발한 PC 온라인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카카오게임즈가 2016년부터 북미·유럽 서비스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게임은 카카오게임즈의 주력 매출원 중 하나다. 카카오게임즈 2019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전체 연결 매출 3천910억원 중 검은사막을 중심으로 한 북미 외 지역 매출은 약 21%에 달하는 838억원을 차지했다.
올 1분기 들어서는 북미 외 지역 매출 비중이 전체(964억원)의 30%(285억원)로 확대됐다. 실제 개발사인 펄어비스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PC 버전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지역 매출이 상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은사막을 제외하면 카카오게임즈가 북미 외 지역에 서비스하는 별다른 흥행작이 없는 만큼, 북미 외 지역 매출 대부분을 검은사막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내년을 기점으로 북미·유럽 서비스 계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사의 재계약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직접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때문. 펄어비스는 현재 북미·유럽과 남미 등을 제외한 지역에서 검은사막을 자체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앞서 국내 서비스 연장에 실패했다는 점도 재계약 불발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 임원진은 국내 서비스 종료를 앞둔 지난 2018년 펄어비스가 게임대상을 수상한 부산 현장까지 찾아와 펄어비스 측과 심도있는 논의를 나눴지만 결국 서비스 연장에는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또 최근에는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 일부 인력이 펄어비스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펄어비스가 검은사막의 유럽·북미 자체 서비스 준비를 위한 기반다지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더해 카카오게임즈가 앞서 선보인 신작들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여 IPO를 앞두고 부담이 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초 게임개발사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며 약점이던 개발력 및 유력 지식재산권(IP) '아키에이지'를 확보했지만, 이 개발사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한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달빛조각사'는 현재 성적이 좋지 않다.
앱애니에 따르면 달빛조각사는 지난달 99만 달러(약 11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출시 첫 달인 지난해 10월 기록한 789만달러(약 92억원)에 비하면 약 80억원 가량이 줄어든 셈이다.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서비스를 담당하는 온라인 게임 '패스오브엑자일'도 마찬가지. 최근 이벤트로 점유율이 일시 올라가긴 했으나, '페이투윈(돈을 많이 쓸수록 강해지는 형태의 게임)' 콘텐츠 추가 여부를 놓고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 측이 마찰을 빚으면서 이용자들이 이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서비스 중인 게임 가운데 펍지주식회사가 개발한 일인칭 슈팅(FPS)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있긴 하지만, 이 게임 역시 온라인 버전은 PC방 순위에서 점유율 한자리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년만에 상장 재도전(IPO)에 나선 카카오게임즈로서는 새로운 매출원 확보가 시급한 것.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 상장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으로 선정해 IPO 준비에 돌입한 바 있다.
크래프톤이 개발 중인 PC 온라인 MMORPG '엘리온'의 성공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대규모 서포터즈 사전체험 이후 막바지 점검을 진행하고 이의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다만 과거 '에어'라는 이름으로 출시를 준비했던 이 게임은 비공개 테스트(CBT) 이후 이용자들의 혹평을 받은 바 있어 현재 게임성을 개선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충실하고 신중하게 기업 공개 준비 작업에 임할 것이며,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당사의 기업가치를 제고함과 동시에 투명하고 건전한 게임 기업으로, 게임 산업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높이는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나리 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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