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공격 경영'에 나선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 회장이 중부권 첫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하며 대전 상권 공략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이 대전 지역에 출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갤러리아·롯데 등 기존 백화점들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오는 26일 대전 유성구 용산동에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을 오픈한다. 이곳은 영업면적 5만3천553㎡(1만6천200평)로, 지하 2층~지상 7층으로 구성된다. 주요 시설로는 판매 시설 265개, 스카이파크호텔, 컨벤션센터, 영화관인 메가박스 등이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오픈 행사는 진행되지 않는다.
이곳에 입점되는 브랜드는 프라다와 발렌시아가, 생로랑, 몽클레르를 비롯해 에트로, 골든구스, 아르마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브룩스 브라더스 등이다.
특히 최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발렌시아가는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 롯데 동부산점에 이어 세 번째 아울렛 매장을 이곳에 확정지어 주목 받고 있다. 또 생로랑과 몽클레르도 충청권 1호 매장을 정규 매장이 아닌 아울렛 매장으로 오픈해 업계에선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브랜드는 제외돼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최근 아울렛 출점이 많아지면서 인기 명품 브랜드들의 재고 확보가 어려워진 탓에 예전처럼 이들을 입점시키는 게 쉽지 않아졌다"며 "앞으로는 점포별로 어떤 브랜드를 유치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3대 명품 브랜드가 지방 아울렛에 입점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기 어렵다"며 "대전 아울렛은 북대전 IC, 신탄진 IC와 인접해 접근성이 좋아 대전 외에도 충주, 청주 등 충청권은 물론 전북, 경북 지역에서도 원정 쇼핑객들이 몰릴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19'로 오픈 소식을 적극 알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 아울렛의 대전 진출로 경쟁업체들은 긴장감을 드러내며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나이키 메가샵'을 지난해 오픈했고, 이달에는 지역 대표 제과업체인 성심당을 지상 1층과 지하 1층에 확장 오픈했다. 또 펜디와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입점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인근에 위치한 AK& 세종 역시 유통공룡들의 잇따른 진입에 대비해 점포 확대에 나선다. AK플라자는 지난해 4월 AK& 세종을 오픈했으나, 당초 계획됐던 두 곳 중 한 곳만 오픈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추가 점포는 오는 10월에 오픈할 예정으로, 젊은 고객들을 겨냥한 스포츠, 남성, 여성 브랜드와 식음 시설 등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대전 지역의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갤러리아도 현대를 견제하기 위해 타임월드 점포를 리뉴얼했다. 이 점포는 대전 및 충청권에서 최대 매출을 일으키고 있는 상태로, 지난 2018년에는 루이비통, 구찌 등 매장을 전면 리뉴얼하고 작년에는 프라다, 버버리 등의 매장 분위기에 변화를 줬다. 또 작년 말에는 발렌시아가와 명품 시계 브랜드 튜더가 매장을 신규 오픈했고, 오는 2021년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추가로 입점될 예정이다.
더불어 갤러리아는 대전 지역의 VIP 고객층의 이탈 방지를 위해 지난해 대전시 유성구에 '메종 갤러리아'도 오픈했다. 이곳은 VIP를 위한 클럽 라운지로, 백화점을 벗어나 외부 주요 상권에 VIP 전용 공간이 들어선 첫 사례로 꼽힌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메종 갤러리아'는 VIP 마케팅 시장의 새로운 플랫폼"이라며 "지역 동종 업계와의 명확한 차별화와 더불어 중부권 1위 백화점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신세계도 내년 5월쯤 대전시 유성구 도룡동 대전엑스포광장에 초대형 복합쇼핑몰인 사이언스콤플렉스를 오픈할 예정이어서 중부권을 겨냥한 각 업체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곳은 총 사업비 6천302억 원이 투입됐으며 지하 5층, 지상 43층 규모로 고급 백화점과 호텔, 과학·문화 체험공간 등이 들어선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대전 상권에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갤러리아와 롯데가 현대, 신세계 등 경쟁업체들의 진입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까 염려하는 눈치"라며 "전통 강자들이 경쟁에 합류하게 되면서 중부권 유통 지형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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