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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캐피탈 매각' 내심 5000억 기대…조현준 효성 회장 '희망사항' 이룰지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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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예비입찰 진행…매각 흥행해야 지주사 전환 마지막 퍼즐 맞추기 완성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효성이 알짜배기 자회사 매각을 통해 유동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까.

효성캐피탈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예비입찰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효성캐피탈의 매각가격이 4000억원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매수자들 입장에서는 실제로 현재 효성캐피탈의 매물 가치가 그 정도 수준일지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실제로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예비입찰에 나설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마포구 효성그룹 빌딩. [뉴시스]

◆ 효성, 유동성 확보위해 효성캐피탈 매각에 집중

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매각 주관사를 통해 오는 10일 효성캐피탈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한다. (주)효성은 효성캐피탈의 지분 97.5%를 갖고 있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21.9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조현준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회사라는 것이 일반적인 업계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사업실적이 우수한 자회사 효성캐피탈의 매각 추진 배경에는 지주회사인 효성의 경영악화도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의 유동성 문제는 올 1분기 기업공시에서 확인된다. 효성의 1분기 유동자산은 1조5350억원, 현금성 자산은 2920억원, 효성의 유동부채는 2조5410억원으로 집계됐다. 효성이 보유한 현금보다 갚아야할 빚이 10배에 육박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어떤 매수자가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려워 지금으로서는 관련법을 준수하기 위해 연내 매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매각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은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지주사 전환일인 지난해 1월1일을 기점으로 유예기간인 2년내인 올해 말까지 효성캐피탈의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상 효성과 같은 일반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를 거느릴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기한내에 매각을 못하면 효성그룹은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매각이 기한내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과징금을 부과받게 된다. 구체적인 과징금은 위원회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다행히 효성캐피탈의 매각은 흥행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재 효성캐피탈도 중국 등 해외 투자자들과 국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매각된 뉴질랜드의 UDC파이낸스는 효성캐피탈과 사업구조가 비슷한데 지분 매각전에 여러 해외 투자자들이 뛰어들면서 매각가도 주가순자산비율(PBR) 대비 1.25배 수준으로 올랐다.

이에 효성도 효성캐피탈의 매각가를 적어도 4000억원대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매수자들이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이다. 전우제 흥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효성캐피탈이 PBR 1.25배 수준에 매각될 경우, 효성은 최대 5000억원의 현금 확보가 가능해 진다"라며 "기존 시장 예상치 3000억~4400억원 보다 높은 금액이라 긍정적이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캐피탈업체의 특성상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매수자들의 관심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사의 대주주가 되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여신전문금융업법에 해당되는 캐피탈사는 받지 않아도 된다.

효성캐피탈 영업부문별 당기순이익(법인세 차감 전·후 병기) [표=이효정 기자 ]
효성캐피탈 영업부문별 당기순이익(법인세 차감 전·후 병기) [표=이효정 기자 ]

◆ 효성캐피탈 알짜매물 맞나…'강점' 설비금융 매력도 떨어지고 자산건전성 지표는 부담

매각 변수도 있다.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이번 예비입찰이나 가격 흥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입찰 참여를 검토했다가 포기한 애큐온캐피탈도 "코로나19 여파로 캐피탈 인수가 적절치 않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매수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더욱이 효성캐피탈이 비싼 가격을 치를만큼 값어치가 있는 매물이냐가 관건인데, 주력부문인 산업기계·공작기계 등 설비금융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효성캐피탈의 영업자산 1조9천328억원 중 산업기계자산은 39.2%로 가장 많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타기업금융자산도 23.6%로 상당하지만 산업기계자산이 아직 더 많다. 이어 오토금융은 13.6%, 주택금융 13.5%, 의료기기 5.0%, 스탁론 4.8%, 기타 0.3% 순이다.

특히 산업기계 영업자산만 보면 산업기계 관련 자산이 줄고 있다. 산업기계 관련자산은 7577억원으로 2016년 9616억원에 비해 21.2% 감소했다.

이는 효성캐피탈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산업기계부문에서 탈피해 최근 몇년간 부동산 PF 대출 등 기업금융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결과로 분석된다.

또 하나는 설비금융 관련 산업이 위축되면서 산업기계자산이 많은 효성캐피탈도 타격을 받으면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현재 효성캐피탈의 경영실적도 설비금융과 관련된 리스보다는 대출을 통해 이익을 얻고 있다. 올 1분기 효성캐피탈의 전체 순이익은 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일반대출 부문 순이익은 39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효성그룹 등에 따르면 일반대출부문에는 PF, 기업대출, 개인 대출 등을 포함한 전체 대출상품이 포함되고, 공작기계·의료기기 등 설비금융 관련된 상품 이익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고 리스·렌탈 부문 등에 포함된다.

연간단위로 봐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276억원으로 전년대비 20.1% 나 늘었는데, 이 중 일반대출부문 순이익은 185억원에 달한다. 이에 비해 할부금융부문 순이익은 10억원, 리스·렌탈부문은 58억원 수준이다.

효성캐피탈 자산건전성지표  [표=이효정 기자 ]
효성캐피탈 자산건전성지표 [표=이효정 기자 ]

이처럼 효성캐피탈은 원래 산업기계 등 설비금융자산이 많은데다, 최근 몇년간 사업포트폴리오가 바뀌면서 대출이 늘어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자산건전성지표는 그리 좋지 않아 이 점도 매수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효성캐피탈의 고정이하채권(NPL)비율은 5.34%, 연체채권비율은 3.6%다. 두 지표 모두 최근 몇년간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나, 업계 전체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평균 대비해서 건전성지표가 비교적 높은 것은 사실이고 그에 따른 충당금 설정도 상대적으로 많이 적게 돼 있다"며 "다만 산업기계 등 설비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탈업체들은 특성상 중소기업 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연체율 등이 안 좋게 나오기는 사례가 많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절대적으로 지표가 좋지 않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의 자산 포트폴리오의 경우) 쏠림도 심하고 예전에 기업여신 실행했던 것 중에서 대환과 같은 리파이낸싱을 해도 회수가 어렵다고 보는 대출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귀띔했다.

이효정 기자 hyo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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