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요즘 들어 재계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 수석부회장의 보폭을 보면 모든 생각과 시선이 전기차에 흠뻑 빠진 모습이다.
최근 잇따라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공장을 직접 방문하고 주요 그룹 총수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 양산을 앞두고 배터리업계와 '빅텐트'를 구축하기 위한 행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미래차 시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 삼성SDI 공장을 시작으로 6월 LG화학 공장, 지난 7일에는 SK이노베이션 공장을 각각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현황 등을 살펴보며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LG화학 모두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있어 국내에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업체들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세계 전기차 탑재 배터리 누적 사용량 순위를 보면 LG화학이 1위,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각각 4위와 7위를 차지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최근 행보는 미래차 시대에 전기차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차그룹도 높은 품질의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2040년 전기차는 전 세계 신규 승용차 판매의 58%를 차지하고, 전체 차량 판매의 3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2021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양산할 예정이다.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과 비교해서도 전기차로의 전환이 빠른 편이라 2021년 이후 글로벌 전기차 시장서 선두업체로 치고 나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일단 내년 E-GMP 기반 전기차 1차 배터리 공급사로는 SK이노베이션을 선정한 상태다.
정 수석부회장은 또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전고체 배터리 기술 현황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또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상품성 개선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는 전기차에 전고체 배터리가 탑재되면 주행가능거리를 증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량에 대한 안정성을 높일 수 있고 자율주행 시 데이터사용 급증에 따른 전력부족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어서다.
물론 현재도 전기차 모델인 현대차의 코나와 기아차의 니로는 해외에서 테슬라를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모델들 가운데 주행거리나 가격,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승용 부문뿐 아니라 상용 부문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차는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 부문에서 전기차 기반이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 1월 PBV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신사업추진실을 신설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영국 상업용 전기차 전문업체 어라이벌에 전략 투자를 실시해 도시에 특화한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최근 경제성, 친환경성, 안전성, 편의성 등을 모두 갖춘 국산 첫 중형 전기버스 카운티 일렉트릭을 출시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환경부가 주관하는 전기화물차 보급 확대 MOU도 체결했는데 전기화물차 공급뿐 아니라 충전 인프라 구축 지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3종은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2025년 전기차 56만 대 판매를 통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에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기아차는 2026년 전기차 50만 대(중국 제외)를 판매 목표로 잡은 상태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1년 첫 순수전기차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까지 국내외 누적 28만 여 대 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세일즈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천116대의 순수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천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3만9천355대), 폭스바겐그룹(3만3천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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