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분주한 모습이다. 오는 2023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방어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흥국화재·푸본현대생명·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이 지난 상반기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달 150억원 규모의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롯데손보는 900억원, MG손보 980억원, 메리츠화재는 1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흥국화재도 지난 달 이사회를 열고 이달 말 4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흥국화재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발행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보험사들은 2023년 시행되는 IFRS17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섰다.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 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시가 평가시 보험사의 부채가 대폭 확대되기에 요구 자본이 늘고, 지급여력(RBC) 비율은 하락한다.
후순위채는 보험사의 대표적인 자본적정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 산정 시 일정기간 자본으로 인정된다. 만기가 5년 미만으로 남았을 때부터 자본으로 인정되는 금액은 매년 20%씩 줄어든다.
하반기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도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 동양생명은 3억달러(3천600억원), 신한생명은 3천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하반기로 발행 시점을 미뤘다.
보험사들은 IFRS17과 함께 시행되는 K-ICS에 대비해 부동산 매각에도 나섰다. K-ICS가 도입되면 부동산의 자산 규모에 따른 손실 대비 준비금의 비율이 25%로 높아지기에 추가 자본을 확보해야 한다.
현대해상은 지난달 서울 강남 사옥을 매각하기 위해 토지신탁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여의도 사옥을 베스타즈자산운용에 1천200억원에 팔았고, 삼성생명은 BNK자산운용에 여의도 빌딩을 2천700억원 가량에 매각했다. 신한생명도 서울 중구 장교동 신한 L타워 신사옥 매각을 추진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과 K-ICS 도입이 2023년으로 1년 연기됐지만 선제적으로 보험사들이 자본확충에 나선 상황이다"라며 "하반기에도 이와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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