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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렌버핏'으로 불리던 정몽진, '마이너스손'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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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삼성물산 평가손실 3천억대…지난해는 2천억 이상 순손실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한국의 워렌버핏'으로 불리기도 했던 정몽진 KCC 회장이 잇따른 투자손실에 '마이너스손'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KCC는 올해 1분기 삼성물산 보유 지분의 평가손실이 3천214억8천만원에 달했다. KCC는 삼성물산 지분 8.97%를 보유한 주요주주다.

KCC는 지난해 연간기준으로도 2천21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모멘티브 퍼포먼스 머티리얼스(모멘티브)를 인수하면서 지분법 평가손실 2천591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정몽진 KCC 회장 [KCC]
정몽진 KCC 회장 [KCC]

지난해 KCC는 SJL파트너스, 원익QnC와 함께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30억달러(약 3조6천억원)에 글로벌 실리콘 기업인 모멘티브를 인수했다.

KCC의 대규모 순손실은 IFRS(국제회계기준)에 따른 회계상 손실로 실제 영업손실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연이은 순손실로 KCC 주가도 '반토막' 난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히 평가손실로만 치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CC는 연이은 순손실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만큼 회사 경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정 회장은 그동안 다양한 기업들에 투자하면서 투자의 귀재로 불려왔다. 주로 범현대가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정 회장에게 높은 수익을 안겨줬다.

KCC는 지난 2008년 1월 한라그룹이 만도를 되찾기 위해 결성한 한라건설컨소시엄에 2천67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두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서 3년 만에 5천140억원가량의 수익을 올렸다.

또한 KCC는 2003년 매입했던 현대차 지분의 일부를 2011년 11월 2천397억원에 매각해 565%의 수익률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이 삼성물산 투자 재원으로 활용됐다. KCC는 2012년 1월에 7천740억원을 투입해 삼성카드가 보유하던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지분 17%를 매입했다.

2014년 삼성에버랜드는 제일모직(현 삼성물산)과 합병해 상장했고, KCC는 일부 지분을 매각해 약 1천241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또한 제일모직 지분 10.19%를 보유하게 됐다.

이어 2015년 제일모직이 구(舊)삼성물산과 합병할 당시 구삼성물산 자사주 전량(5.76%)을 6천743억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삼성물산 지분 8.97%를 보유하고 있다.

KCC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물산 지분의 최초취득금액은 약 1조1천억원이지만, 구삼성물산 자사주 매입에 대한 손실은 50%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 투자 결과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CC가 보유한 삼성물산 평가액은 1조8천억원대로 KCC 시가총액(약 1조2천억원)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정 회장은 삼성물산 투자 이후 더 이상 '투자의 귀재'라는 칭찬을 듣지 못할 정도로 시장의 평가는 냉정한 상황이다. 또한 정 회장은 지난 5월 검찰에 불려가 삼성물산 투자 과정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도 받아야 했다.

한편 KCC그룹은 올해 1월 KCC글라스를 인적분할하면서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KCC 사장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정몽익 부회장이 정몽진 회장의 장녀인 정재림 이사에게 KCC 주식을 증여하며 지분정리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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