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5% 오른 8천720원으로 결정됐다. 국내 최저임금제도를 도입한 1988년 이후 역대 최저 인상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의 임금 지급 여력이 급격히 약화했다는 경영계 주장을 받아들인 결과로 볼 수 있다. 다만 경제계는 인상 결정이 소상공인을 포함한 기업인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4일 경제계에 따르면, 주요 경제단체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후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전경련은 논평을 통해 "많은 경제주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소한 '동결'을 바라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1.5% 인상된 8720원으로 결정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심한 경제난과 최근 3년간 32.8%에 달하는 급격한 인상률을 감안할 때 1.5%의 추가적인 최저임금 인상은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수많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기업인들에게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련은 이번 인상 결정은 또 청년층, 임시, 일용직 근로자 등의 취업난과 고용불안도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전경련은 "앞으로 최저임금 차등 적용,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는 한편 직면한 경제난 타개를 위한 모든 경제주체의 협력을 유도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경총 역시 "최저임금 인상률 1.5%가 비록 역대 최저치이기는 하지만, 최저임금이 이미 최근 몇 년간 급격하게 인상된 상황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외부충격으로 올해 우리 경제의 역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며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빚으로 버티면서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동결되어야 했으나 이를 반영하지 못해 죄송스런 마음"이라고 했다.
아울러 경총은 "현 최저임금 결정체계는 노사 사이에서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이 결정적으로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구조의 근본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며 "향후에는 소모적 논쟁과 극심한 노사갈등을 촉발하는 후진적이고 구태의연한 결정체계를 공정성·객관성에 입각하여 우리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합리적 수치를 정부와 공익위원이 책임지고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편하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내년도 최저임금이 1.5% 오른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중소기업중앙회 측은 "중소기업 현장은 지난 3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라며 "때문에 중소기업계는 일자리 지키기 차원에서 최소한 동결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취약계층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을 포함해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지원과 역할이 필요하다"며 "우리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향후 기업들의 지불능력과 경제상황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법적·제도적으로 보완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