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 지난 5월 대국민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래 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4일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제공한다는 차세대 6G 비전을 제시하며, 5G에 이어 6G 시대 주도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10년 정도의 주기로 세대가 바뀌는 통신기술 분야를 주도하려는 선제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G 기술을 상용화했으며, 5G 상용화를 위한 국제 표준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버라이즌∙AT&T∙스프린트, 캐나다의 텔러스(TELUS), 일본 KDDI 등에 5G 통신 장비 공급하는 등 5G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리준비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글로벌 무역 질서 변화와 IT 산업 경쟁 심화 등 어렵고 힘들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이다. 위기극복의 키(key)인 미래 기술이 선제돼야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6G는 2030년경 본격적으로 서비스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통신 기술로, 테라(tera) bps급 초고속 전송속도와 마이크로(μ) sec급 초저지연 무선 통신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AI 기반으로 완전히 지능화된 통신망으로 발전할 것으로 회사측으 기대했다.
5G는 20Gbps의 최고 전송속도가 목표였지만, 6G는 5G 대비 최대 속도 50배 이상인 1Tbps(1천Gbps)의 속도 구현이 가능해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 XR), 홀로그램과 같은 진정한 몰입형 멀티미디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또한, 무선지연 시간 또한 5G와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인 100μsec 로, 데이터가 전송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원격 로봇 수술과 같은 원격 진료 서비스 등 초저지연을 필요로 하는 실시간 서비스 지원이 가능하다.
6G 시대에는 단순히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증강현실(AR) 안경, 가상현실(VR) 헤드셋, 홀로그램 기기 등 다양한 폼팩터를 가지는 디바이스들이 6G 기술을 통해 연결된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반도체연구소 간담회에서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다"고 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 같은 미래 기술 육성에 매우 관심이 많다. 삼성은 지난 2018년 1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AI·5G·전장용 반도체 등을 미래 성장 사업으로 선정해 집중 육성해 왔다. 지난해 4월에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천명을 채용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 3월 삼성 미래 기술 개발 '싱크탱크'인 삼성 종합기술원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를 비롯한 차세대 신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해진 경영 상황 속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미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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