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사장은 지난 3월 한화의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의 사내이사로 선임 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특히 김 부사장은 한화 미래의 두 축인 태양광, 수소 사업을 이끌 리더라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다.
김 부사장은 그동안 착실히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김 부사장은 1983년생으로 미국 세인트폴고,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2010년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한화그룹 회장실을 거쳐 2015년 11월까지 한화큐셀 상무를 지냈고 그해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김 부사장은 태양광 부문에서 영업·마케팅 최고책임자로서 영업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등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 지난해 한화솔루션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올 3월엔 사내 이사로까지 선임됐다. 이를 두고 한화가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부사장은 최근 '니콜라' 베팅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수소전기 트럭 업체인 니콜라는 지난달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주가가 주당 70달러(약 8만3천원) 넘게 거래되며 시가총액이 3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니콜라에 약 1천200억원을 투자해 지분 6.13%를 보유하게 됐는데, 상장으로 지분가치가 약 20배 증가한 2조원대로 늘어난 셈이다.
니콜라는 수소 1회 충전으로 약 1천920㎞을 갈 수 있는 수소 트럭과 유럽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 등을 개발하고 있다. 니콜라의 최근 주가가 30달러대(약 3만5천원)로 하락하긴 했지만 성장 잠재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한화가 니콜라에 투자 했을 당시 김 부사장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김 부사장은 평소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미국 내 전문가 그룹을 통해 정보 수집에 나선 것은 물론, 실무진과 함께 창업주인 트레버 밀턴을 직접 만나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하는 니콜라의 사업 비전이 한화의 미래 사업 방향과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화 주요 계열사는 니콜라 상장을 계기로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을 갖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한화큐셀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모듈을 공급할 수 있고, 한화솔루션 첨단소재부문은 수소 충전소용 탱크나 트럭용 수소 탱크를 공급할 기회를 갖게 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자체 개발 중이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계열사 보유 역량 극대화를 통해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기후 변화 적극 대응을 위해 태양광은 물론 수소까지 아우르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73조원들여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힘을 싣겠다며 발표한 '그린 뉴딜'도 김동관 부사장이나 한화 그룹에 호재다.
한화는 태양광 사업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미 한화는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화는 태양광 모듈 사업에서 발전소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충북 진천에 있는 BGF리테일 중앙물류센터 지붕에 1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은 유휴부지 활용에 적합한 발전원"이라며 "세계 주요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게 한 제품군을 적극 공급해 국내 태양광의 수준 향상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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