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거기(일본)는 '100% 경영전문인 시스템'이라 빠른 결정을 못했고, (업계) 불황일 때 (전문경영인이) 투자하자는 말을 못했다." "그런 위험한 순간에서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층의의 결단, 리더십이 필요한 것처럼 반도체 사업은 앞으로도 그런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다."
35년간 '삼성맨'이던 권오현 상임고문(전 종합기술원 회장)이 이재용 부회장의 역할론에 대해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기술 초격차를 유지한 동력과 경쟁력으로 최고경영자의 리더십을 꼽았다.
전문경영인 출신인 그는 굉장한 적자나 불황 상황에서 조 단위의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아, 빨리 결정해야 하는 순간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진의 원활한 소통과 토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 반도체 사업은 워낙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도 커서 리스키(risky)한 비즈니스다. 1990년대 일본의 기술 수준이 높았는데, 이후 ‘잃어버린 10년’이 됐다. 그건 투자 시점을 잘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던 1992년 8월 1일을 앞두고 지난 28일 사내방송을 통해 당시 D램 개발팀장을 맡았던 권 상임고문의 인터뷰를 방영했다.
권 상임고문은 8월 1일은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시제품을 생산한 날로 이를 계기로 한국은 일본을 누르고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정상 올랐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당시는 삼성이 반도체(사업)를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Nonsense) 같은 일이었다"며 "이병철 회장님께서 (반도체 사업) 하겠다 선언하시고, 이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님이 지속적인 투자를 했다"고 했다. 현재의 글로벌 삼성전자의 반도체의 힘은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커미트먼트(Commitment)라고 생각한다고 권 상임고문은 강조했다.
이어 "내가 꼭 하겠다는 책임감, 도전정신과 함께 임직원들의 데디케이션(Dedication), 꼭 달성하겠다는 헌신적 노력이 어우러져서 지금과 같은 최고 위치에 오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기 위한 과제로 권 상임고문은 "얼마 전에 이재용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도 2030년에 1위를 달성해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메모리(사업)는 지금보다 더 계속 잘해야 하고, 시스템 반도체도 많이 키워서 세계 1위가 되는 게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럴 때일수록 중요한 것은,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더라도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건 강력한 리더십이다는 게 권 상임고문의 설명이다.
그는 "리더십과 함께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다"며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결정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층의 원활한 소통과 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게 없으면 전문경영인 출신이지만 굉장한 적자, 불황 상황에서 '몇조 투자하자'고 말하기 싶지 않다고 했다. 권 상임고문은 삼성전자 반도체의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앞으로 더 중요한 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며 "그저 옛날의 연장선상에서 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모습과 목표를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옛날에는 단순히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지금은 초등학생이 공부하는 방법과 박사과정이 공부하는 방법은 다르다"며 "우리가 (기준점을) 세팅하려면 그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구축해야지 지금까지 성공해 왔으니 그대로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건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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