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누가 봐도 '창세기전'이고, 동시에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을 목표로 '창세기전'을 리메이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창세기전 완전판'이라는 타이틀로 리메이크를 진행 중입니다. 이야기와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세민 레그 스튜디오 디렉터)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시리즈의 리메이크작인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 대해 '완전판'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원작을 리메이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원작의 시나리오상 오류를 고치는 것은 물론 원작에서 미처 언급하지 못했던 추가 시나리오를 편입하는 등 대대적인 확장 작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다.
라인게임즈는 28일 온라인으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 라인게임즈는 게임의 개발 방향은 물론 게임 개발 진행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지난 1994년과 1996년 국내 개발사인 소프트맥스가 각각 선보인 '창세기전'과 '창세기전2'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라인게임즈의 개발 전문 별도 법인인 '레그 스튜디오'에서 개발을 진행 중이며 오는 2022년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발매할 예정이다. 앞서 라인게임즈는 지난 2016년 ESA(구 소프트맥스)로부터 '창세기전’ IP(지식재산권) 일체를 인수한 바 있다.
이날 참석한 이세민 레그 스튜디오 디렉터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원작 리메이크를 기준으로 하되 일부 시나리오상 모순점 및 오류 등에 대한 개선과 원작에서 담아내지 못했던 서브 시나리오 등을 추가하는 등 '완전판'으로서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창세기전'과 '창세기전2'의 시나리오가 바탕이 되지만, 게임의 배경이 되는 시기와 같은 시점을 배경으로 한 각종 외전 시리즈들도 게임에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원작에서는 다소 두루뭉술하게 묘사되거나 이야기의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이번 리메이크를 통해 전반적으로 다듬었다.
이세민 디렉터는 "모순점이나 어색한 설정 등을 정리해서 하나의 시리즈로서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원작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변화도 가했다. 모험 요소를 강화한 점이 대표적이다. 기존 창세기전2는 전투는 물론 캐릭터 이동 등이 모두 '턴(Turn)제'로 이뤄졌는데 리메이크작에서는 이동을 자유롭게 해 캐릭터가 보다 넓은 필드를 탐험하는 것을 용이하게 했다.
이세민 디렉터는 "턴 방식의 전투를 유지하면서도 자유로운 이동을 가미한 '어드벤처 SRPG' 장르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BGM 역시 창세기전2 원작의 BGM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보다 웅장하게 편곡했다.
이경진 레그 스튜디오 IP 디렉터는 "예전의 게임을 그대로 만들면 올드팬들에게는 좋은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새로운 이용자들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다"며 "어느 정도 원작을 계승하되 현재 기준으로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재미가 많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작에 대한 추억과 높은 게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다.
개발진을 짜는 데도 커다란 공을 들였다. 기존 '창세기전' 시리즈 개발에 참여했던 다수의 인원들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개발에 가세했다. '창세기전' 원작 개발을 진두지휘했던 최연규 전 소프트맥스 이사가 대표적이다. 최연규 전 이사는 '창세기전' 원작의 개발 전반은 물론 원작 대본 작업에도 깊이 관여한 바 있다. 이번 작품에서는 감수 역할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 '창세기전4'에서 메인 일러스트를 담당한 이경진 레그 스튜디오 IP 디렉터, 창세기전 파트2의 시나리오 원작자인 이래연 시나리오 라이터도 개발에 뛰어들었다. 설립 당시 5명에 불과했던 레그 스튜디오 직원 수도 현재는 35명을 약간 넘는 수준까지 늘어났다. 회사 측은 여기에 하반기 추가로 개발자를 채용해 개발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원작 IP를 단순히 리마스터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대대적으로 개량하는 작업을 거치다 보니 개발 기간도 예상보다 길어졌다. 라인게임즈가 '창세기전' 리메이크를 처음 발표한 것이 2017년이었는데 예상 발매 시점이 2022년이니 개발기간만 6년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경진 디렉터는 "처음에는 빠르게 리메이크하는 데 중점을 둬서 개발이 빠르게 진행됐지만, '창세기전'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보다 제대로 만들어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며 "처음부터 모든 걸 다 검토하고 연구개발 과정에서 전반적으로 다 정리하다 보니 개발기간이 길어졌다"고 언급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닌텐도 스위치를 기본 플랫폼으로 개발된다. 다만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Xbox) 시리즈 등 거치형 콘솔을 통한 발매도 검토 중이다. 김정교 라인게임즈 사업 담당은 "실제 전투 장면에 특정 콘솔 플랫폼을 명확히 지칭하지 않았는데 현재 공개된 플랫폼 이외에도 여러 거치형 콘솔을 고려한 의도"라고 말했다.
김 담당은 DLC(다운로드 가능 콘텐츠)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지만, 현재는 시나리오를 클리어한 후에 초고난이도 던전인 '용자의 무덤'을 계획 중"이라고 언급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경진 디렉터는 "원작 역시 국내는 물론 일본·중국 등 해외 진출을 많이 했다"며 "국내 팬들만을 바라보고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 이용자들이나 해외 이용자들에게도 주목을 끌 수 있도록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세민 디렉터는 "'창세기전'이라는 IP가 지니는 의미와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며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진지하게 개발에 집중해 빠른 시간 내에 또 다른 소식을 가지고 찾아 뵙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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