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드래곤볼'과 더불어 90년대 한국 만화 시장을 휩쓸었던 만화가 있다. 바로 '슬램덩크'다.
맨날 여자에게 차이기만 하던 강백호가 채소연에게 반해 이끌리듯 시작한 농구에 진정으로 빠져든다는 내용을 담은 슬램덩크는 역동적인 시합의 묘사와 치밀하게 짜여진 인물간 대립 구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TV 애니메이션으로도 방영해 한층 팬층이 두터워지기도 했다.
이러한 슬램덩크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나왔다. 디엔에이(DeNA)가 지난 29일 국내 양대 오픈마켓에 출시한 '슬램덩크 모바일'이다.
모두가 다 아는 유명 지식재산권(IP)을 사용한 게임의 경우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쉽지만 그만한 퀄리티가 따라주지 못할 경우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부담도 함께 끌어안아야 한다. 슬램덩크같은 메가 히트작은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옛 추억을 망쳐놓은 유명 IP 게임들을 적잖이 보아왔던 지라 슬램덩크 모바일 역시 처음에는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처음 게임을 실행하자마자 접한 흥겨운 노래와 뜻밖의 화면이 이를 무장해제 시켰다. 가수 박상민이 부른 슬램덩크 주제가와 함께 어렸을 적 보았던 바로 그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이 옛 퀄리티 그대로 흘러나온 것이다.
어설프게 옛 IP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다 마니아층의 외면을 받는 사례가 많이 있는데 슬램덩크 모바일은 아예 예전 원본 그대로 제공하는 과감한 한 수를 둔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는데 아마 다른 팬들도 비슷한 감정을 느끼리라 생각된다.
이후 게임 내 접할 수 있는 스토리 모드 역시 원작 애니메이션을 재생하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이때 문을 여는 등 간단한 조작에 이용자가 개입하는 형태로 디자인돼 있었다. 큰 의미는 없지만 자잘한 손맛이라도 느끼라고 넣어둔 기능 같았다.
슬램덩크 모바일의 본 게임 자체는 3대3 실시간 농구 대전이었다. 한 팀의 구성원을 전부 이용자 1명이 조작하는 여타 스포츠 게임과 달리 이 게임은 실제 농구 경기를 뛰듯 내가 움직일 선수 1명만 전담해 플레이하는 형태였다. 때문에 팀워크가 중요하며 팀원을 믿고 적절하게 패스하며 기회를 만드는게 중요하다. 특이한 건 원작 속 캐릭터의 특성이 반영된 스킬이 구현돼 있는 점이었다. 가령 주인공인 강백호로 플레이시, '풋내기 슛', '훅훅 디펜스'와 같은 특수 기술 사용이 가능하다.
경기 시 우리 편은 컬러로, 상대 팀은 흑백으로 표시돼 시인성이 돋보이게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처음에는 어색한 감도 없잖아 있었는데 피아 구별이 확실해 오히려 경기력 진행에 도움이 됐다. 또 수비 시 상대 선수 앞에 부채꼴 모양의 공간이 표시되는 만큼 보다 편리하게 공을 가로채거나 블로킹이 가능했다. 여러모로 게임성 향상을 위해 노력한 흔적으로 보였다.
슬램덩크 모바일은 이처럼 원작 슬램덩크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연출한 스토리 모드에 나름 신경 쓴 실시간 대전 모드를 결합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올 여름 즐길만한 스포츠 게임이 나왔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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