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유상증자, 지분 정리를 마무리하고 카카오뱅크와의 본격 대결에 나선다.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아파트 담보 대출을 내놓고, KT대리점을 통해 케이뱅크 가입도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4일 이문환 케이뱅크 은행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등 하반기 출시 예정인 혁신 상품들과 성장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법 규제로 KT를 최대주주로 하는 지분 구조 개편이 막혀왔으나, KT의 계열사인 비씨카드를 구원투수로 내세워 유상증자를 완료하고 영업 정상화에 나섰다.
결과는 고무적이다. 7월 한달 동안 일 평균 고객 증가가 전월 대비 10배가 늘었다. 7월 수신 잔액은 전월 대비 약 4천800억원 늘었으며, 여신 잔액은 상품 출시 약 보름 만에 1천700억원 늘었다.
이 행장은 "그동안 케이뱅크를 기다려주신 고객들이 많았다고 보인다"며 "올해 안에 계속해서 새롭고 획기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케이뱅크가 이달 말 선보일 새로운 무기는 100%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아파트 담보 대출이다. 약 2년에 걸쳐 개발한 이 상품은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입금까지 전 과정을 은행 지점 방문 없이 하도록 했다.
아직 카카오뱅크가 주택 담보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규모가 큰 아파트 담보 대출 상품 출시는 케이뱅크의 몸집을 키울 무기가 될 전망이다.
국내 주택담보대출은 630만명, 748조의 큰 시장이다. 하지만 그동안 미리 준비할 서류만 10종, 은행에서 쓰는 서류 18종이 필요했고, 대출 완료까지 1주일이 걸렸다.
김태진 케이뱅크 마케팅본부장은 "케이뱅크의 아파트 담보 대출은 대출 신청부터 승인까지 빠르면 이틀 안에 완료된다"고 밝혔다.
은행권 최초의 전자상환위임장 도입, 소득정보 스크래핑 기술 등이 활용됐다.
금리는 최저 연 1.64%(8월3일 기준)으로 은행권 최저 수준이다. 복잡한 우대 금리 요건도 케이뱅크 계좌로의 이체 실적이 월 50만원 이상만 되면 받을 수 있도록 단순화 했다.
기존 아파트 담보 대출이 있는 고객이라면 최대 5억원까지 대환 대출(갈아타기 대출)이 가능하다. 신용 대출이 여의치 않은 고객의 경우 생활 자금 용도로 최대 1억원까지 아파트 담보 대출이 가능하다.
케이뱅크는 앞으로 주요 주주사와의 시너지를 중점적으로 강화해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행장은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나 토스뱅크와 달리 주주사가 비씨카드(KT), 우리은행, NH투자증권 등으로 다양하고, 주주사들 면면이 국내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케이뱅크에 투자한 여러 주주사들의 역량을 활용해 올해 안에 새로운 서비스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카카오 같은 프랫폼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케이뱅크는 케이뱅크 나름의 성공 공식을 찾아야 한다"며 "케이뱅크 주주사들의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보자는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가장 먼저 전국 2천500여개 KT 대리점을 케이뱅크 오프라인 홍보 창구로 활용할 방침이다.
KT 대리점에서 QR코드를 이용해 바로 케이뱅크 계좌를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케이뱅크에 가입하고 핸드폰을 개통하면 매월 통신요금에서 5천원을 할인해준다.
KT의 가족결합 서비스와의 연계 마케팅도 준비 중이다.
비씨카드 모바일플랫폼인 페이북을 통해 케이뱅크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할 계획도 전했다.
또한 NH투자증권과 새로운 형태의 혁신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우리금융그룹과 여러가지 금융상품 및 외국환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기업 대출 역시 비대면 서비스로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기술보증기금과의 협력도 고려해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 행장은 "휴대폰 번호로 손쉽게 입금할 수 있도록 010으로 시작되는 가상계좌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며 "대출 한도조회를 3분 만에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이르면 2022~2023년에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행장은 "흑자전한이 이뤄지고 나면 기업공개(IPO)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케이뱅크는 지난달 유상증자가 완료되며 자본금 약 9천억원을 확보했다.
그는 "자본금이 향후 1조4천억~1조5천억원 정도는 돼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내년 중반 이후 한두번 유상증자를 더 실시해야 할 것이다"라며 "현재 유증에 관심 있고 새롭게 들어올 의사가 있는 곳들도 있지만 앞으로 케이뱅크가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했지만 케이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법 규제에 묶여 있는 사이 카카오뱅크는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
이 행장은 "그동안 카카오뱅크 혼자 열심히 인터넷은행 시장을 이뤄나갔는데, 이제 케이뱅크도 열심히 해서 건전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 은행 대출 시장에서 인터넷은행이 차지하는 점유율이 2% 정도밖에 안된다"며 "인터넷은행들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인터넷은행 파이를 키우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동안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은행 시장을 주도했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케이뱅크과 향후 토스뱅크도 같이 참여해 시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다운 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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