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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걸린 韓 수출…'반도체' 빼고 미래 경쟁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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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지역 쏠림 등으로 대외 리스크 취약…6대 수출품목 점유율 1% 내외 그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한국 수출이 5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비상에 걸렸다. 또 수출 세계 7위에 올라 있긴 하지만 품목과 지역 편중 및 저조한 서비스 비중 등 구조적 문제와 함께 반도체를 제외한 유망 수출 품목에 대한 점유율이 낮아 미래 수출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기준 세계 10대 수출국을 대상으로 수출품목, 수출지역 및 서비스 수출 비중과 함께 글로벌 10대 수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사진=아이뉴스24 DB]
[사진=아이뉴스24 DB]

산업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감소세가 점차 완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7월에 미중 무역마찰 등으로 인해 전년 동기대비 최대 13.8%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우리 수출에 대한 위기의식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세계 수출 상위 10개국 중 7위를 차지하는 우리나라는 ▲품목 쏠림 ▲지역 쏠림 ▲저조한 서비스 수출 등의 특징을 보였다. 이로 인해 코로나와 같은 대외 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의 10대 수출품목 의존도는 46.3%로, 다른 국가들의 10대 수출품목 의존도 평균인 36.0%보다 10%p 이상 높았다. 특히 반도체에 14.6%가 편중돼 있어 반도체 경기변동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수출의 10대 수출국에 대한 의존도는 70.3%로, 10개국 평균인 65.3%에 비해 높았다. 이 중 중국(25.1%)과 미국(13.5%), 베트남(8.9%) 등 5대 수출 대상국의 비중이 절반 이상(58.6%)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편중으로 인해 최근 지속되고 있는 미중갈등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타격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의 상위 5대 수출국이 정확히 일치하고, 자동차를 제외한 주요 수출 경쟁품목에서 중국에 비해 한국의 수출 점유율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중국 정부의 첨단제조업 육성 정책으로 인해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한국의 수출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표=전경련]
[표=전경련]

이 밖에도 한국은 총 수출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3.8%에 불과해 10대국 중 최하위 수준인 9위를 차지해 1위인 영국(46.3%)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8년부터 10년간 세계 서비스업이 연평균 성장세가 3.8%를 기록하는 등 성장 추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서비스업 성장률은 0.6%로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0위 중국의 서비스업 연평균 성장률은 우리나라의 10배 수준인 6.2%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서비스업 경쟁력 확보가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석유, 금 등 자원을 제외한 수출금액 기준 세계 10대 품목에 대한 한국의 수출 비중을 분석한 결과, 승용차·반도체·무선통신기기 등 상위 4대 품목을 제외한 6대 품목의 점유율은 1% 내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총 수출 중 한국 총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9%임을 감안할 때 의약품과 터보제트의 경우 1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점유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세계 10대 수출 품목을 성장률 기준으로 재분석한 결과 한국은 지난 5년간 연간성장률 상위 5대 품목 중 반도체에서만 유일하게 4위를 기록, 나머지 품목에서는 모두 10위권 밖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헬스 분야에 해당하는 면역물품과 의료기기, 의약품의 경우 한국은 각각 11위, 16위, 32위에 불과했다. 또 연간 성장률이 12%에 달하는 터보제트 품목에 대해서도 27위에 그쳐 향후 유망품목 수출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래픽=전경련]
[그래픽=전경련]

여기에 WTO, OECD 등 국제 기구들은 한국 경제의 문제점으로 일부 품목과 특정 지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아 대외 리스크로 인한 충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제품 수출에 비해 서비스 수출이 저조한 점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한국처럼 제조업 비중이 높은 미국과 독일 등 글로벌 수출강국들은 이노베이션 전략(美), 첨단기술전략(獨), 고가치제조 전략(英) 등의 정책 추진을 통해 기존 제조업의 새로운 수출동력을 발굴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 독일의 신시장 이니셔티브, 영국의 수출사절단과 같은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과 다양한 서비스 산업 육성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의 수출품목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정체돼 있다"며 "세계 1위의 메모리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경쟁력임은 분명하지만, 4차 산업혁명,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새로운 성장동력의 부재는 우리의 미래 수출경쟁력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수출품목 다변화와 신시장 개척, 서비스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국 수출산업의 활력을 높이고 선진국형 산업모델로 진화해 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과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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