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허재영 기자] 금융당국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여전히 보험료 카드결제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가 보험료 카드납부에 미온적인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불황 속에서 카드수수료까지 부담하기는 어렵다며 카드결제를 꺼리고 있다.
12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생보사 4.6%, 손보사 15.9%로 집계됐다. 이는 보험사들이 카드납 지수 공시를 시작한 지난 2018년 2분기 대비 각각 0.6%포인트, 2.7%포인트 오르는데 그친 수준이다.
신용카드 결제가 보편화되자 당국은 소비자 편의 확대를 위해 보험료 카드납부를 독려해왔다. 그 일환으로 지난 2018년 2분기부터 생·손보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보험료 신용카드납부 지수를 공시하도록 했다.
당국의 독려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은 카드수수료 부담 때문에 신용카드 납부에 소극적인 상황이다. 특히 장기상품이 많은 생보사에서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었다. 실제로 보장성보험의 카드납지수가 8.6%로 가장 높았고,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은 모두 0.7%에 그쳤다.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의 수입보험료 카드결제 비중은 0.1%에 그쳤고,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보험료 카드결제를 받지 않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36.9%로 전체 생보사 중에서 카드납지수가 가장 높았다.
손보사는 생보사에 비해 카드결제에 호의적이다. 이는 자동차보험의 높은 카드결제 비율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자동차보험의 신용카드납 지수는 72.7%에 달했고, 보장성보험 14%, 저축성보험 5.4% 순이었다. 자동차보험은 1년 만기인데다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는 경우가 많아 카드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소비자들은 대부분의 영역에서 카드결제가 가능한 가운데 유독 보험료만 카드납부가 어려운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보험사 역시 이와 같은 소비자의 불만을 알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율 하향 조정 없이는 현실적으로 카드납부를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먼저 금융의 원리상 신용을 빌려서 보험료를 낸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구조적인 불황에 빠져 있는 상황 속에서 카드수수료까지 부담하기는 벅찬 상황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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