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마케팅 수요 감소 측면에서 위기지만, 비대면(언택트) 서비스 활성화 측면에서는 기회 요인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활동이 줄어들며 온라인 쇼핑에 대한 니즈가 급성장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실제 코로나19가 비대면 경제의 흐름을 앞당겼다. '언택트' 시대에 이커머스산업은 주문량에 날개를 달았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시장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네이버와 쿠팡, 이베이코리아가 이끌고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비대면 소비는 더 확산할 것이라고 시장에선 전망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주로 이용한 플랫폼은 네이버(57%)와 쿠팡(24%)이었다. 시장 점유율 역시 3강이 우세하다. 네이버쇼핑의 올 1분기 온라인쇼핑 시장 점유율은 14%로, 쿠팡(12%)과 이베이(11%)에 비해 높았다.
올 1분기 네이버 쇼핑몰 스마트 스토어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56% 뛰었고, 네이버 페이(간편결제 서비스) 거래액도 46% 늘었다. 지난 3월 스마트 스토어 사용자 수는 1천만 명을 돌파했다. 올 1분기 네이버를 통한 결제액은 5조8천억 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 급증했다. 네이버 검색 창에서 상품명만 입력하면 소상공인 제품부터 해외 직구까지 가리지 않고 최저가 순으로 깔끔히 나열되면서 온라인 쇼핑공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향후 성장 전망은 더 밝다. 네이버쇼핑의 가장 큰 강점은 빅데이터, 딥러닝 등 AI(인공지능) 기술을 쇼핑과 연계하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이커머스업계뿐 아니라 롯데,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까지 네이버가 가장 위협적이라고 꼽는 이유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모든 소비에 있어 네이버를 통해서 상품 정보를 구하는 구매 행위가 너무나도 보편화돼 있다"며 "네이버 온라인쇼핑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능가하는 경쟁자의 등장이나, 국내 소비자의 상품 구매 패턴의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네이버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네이버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네이버 쇼핑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쇼핑의 주요 사업모델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것이다. 자체 물류·배송망이 없다. 쿠팡의 로켓배송처럼 상품을 빨리 배송해주지 못한다. 네이버도 이를 잘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무한 경쟁 중이라며 네이버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쿠팡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적자 규모를 줄이고 매출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쇼핑 앱 중에서는 쿠팡이 독주하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온라인 쇼핑의 배송 혁신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7조1천530억 원에 달했다. 1년 전보다 64.2% 증가한 수치다. 영업손실은 7천2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1년 전 영업손실이 1조1천279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로켓 성장'했다. 거래액 기준 성장률은 6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성장세는 더욱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 들어 로켓배송 상품은 더 확대되고, 가전 카테고리도 강화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쿠팡 이용 시간, 사용자 수, 실행 횟수 누적마진(YTD)은 각각 68%, 35%, 119% 증가하고 있다.
지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15년째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27% 성장한 615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수수료 기준)은 12% 증가한 1조954억 원이다. 지난 2005년 G마켓이 연간 흑자를 달성한 이래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15년 연속 성장과 수익을 달성했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최초의 유료 멤버십이자 이커머스 구독 서비스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스마일클럽의 유료 가입자를 200만 명이나 확보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올해 초 동탄 물류센터를 가동하면서 익일·묶음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의 폭을 본격적으로 넓혔다.
한국투자증권에선 "쿠팡의 올해 1분기 온라인 결제액은 4조8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며 "지난해 1위인 이베이코리아가 4조2천억 원으로 3% 증가에 그쳐 쿠팡이 1위에 등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소비가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그간 온라인 침투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식품·생활용품 온라인화가 급격히 진행될 것으로 전망돼 이커머스업계 수혜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