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이어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도권 지역의 병상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사내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키로 했다. 수도권 지역에서 열흘 넘게 하루 세 자릿 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병상 부족 사태 해결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자 하는 의도에서다.
2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전날보다 441명 늘었다. 이는 신천지예수교 관련 집단 감염이 이어졌던 지난 3월 7일 483명을 기록한 후 최대 규모다. 또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 21일 324명, 22일 332명, 23일 397명, 24일 266명, 25일 280명, 26일 320명 등 지난 1주일 간 200∼300명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감염이 집중된 수도권에서는 지난 19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1주일이 지났음에도 많은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에서 154명, 경기에서 100명, 인천에서 59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수도권 지역에서만 3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 중이란 입장이다.
이에 LG는 경기도 이천시 소재 LG인화원을 무증상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키로 했다. 이곳은 욕실을 갖춘 원룸 형태의 객실이 마련돼 있으며, 규모는 300실이다.
이 시설은 정부 당국과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음압병실 또는 감염병 전담 시설이 필요치 않은 무증상 환자들이 격리된 상태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생활치료센터로 사용될 예정이다.
LG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수도권 지역 확진자 중 80% 이상인 무증상 및 경증 환자들이 생활하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앞서 LG는 지난 3월에도 LG디스플레이 기숙사 등 경북 지역 시설을 통해 45일간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했다. 이곳에서는 약 400명의 환자들이 머물며 치료를 받았다.
LG 관계자는 "경기도 확진자의 90% 이상이 병상이 부족해 집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치료를 받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와 용인시 소재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 등 사내 연수원 두 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키로 했다.
180실 규모를 갖춘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 생활치료센터는 수도권 지역의 경증환자 치료·모니터링 및 생활 지원에 활용된다. 또 생활치료센터 운영을 위한 준비 과정을 거쳐 오는 31일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더불어 이곳에는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삼성창원병원 등 3개 병원의 의사 1명과 간호사 2명이 한 조를 이뤄 파견되며, 순환근무 형태로 의료 지원에 나선다.
또 삼성은 다음주 중 110실 규모의 삼성물산 국제경영연구소도 수도권 지역 환자들을 위한 생활치료센터로 개소할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연수원 시설 제공을 결정했다"며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는 삼성의료원 소속 전문 의료진도 파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SK그룹은 올해 3월에 인천 무의도에 있는 사내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다만 현재는 활용되고 있지 않고 있다. 한화그룹도 지난 5월까지 경기도 용인시에 소재한 한화생명 라이프파크 연수원을 제공했다. 이번에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할 지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올 상반기에 경북지역에 위치한 그룹 연수원 2곳을 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현대차그룹이 제공한 곳은 경북 경주시 양남면 소재의 경주인재개발연수원과 글로벌상생협력센터로,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다. 경주인재개발연수원은 193실, 글로벌상생협력센터는 187실 등 총 380실의 숙박시설과 강의실, 식당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사내 연수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할 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는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할 수 있을 만한 마땅한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이번 일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경기도 오산에 1천900여억 원을 들여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를 재건축 하고 있는 상태로, 내년 9월 개원이 목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재확산 극복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앞으로 다른 기업들의 지원 동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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