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는 4차 추경과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전국민이 아닌 선별적 지원금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3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홍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전망을 묻는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문에 "6월 초에 경제방향을 발표하며 성장 목표를 제시하긴 했지만, 제가 보건대 8월 15일 전후로 확진자가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게 한국 경제에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라고 답했다.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내년도 예산안에도 이러한 요인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지난 6월에 발표한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의 성장률 전망치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0.1%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IMF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1%로 내다본데다, 한국은행도 코로나19 재확산에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1.1%포인트(p) 내린 -2.1%로 전망하면서 정부로서도 이러한 수치를 반영할 필요성이 생겼다.
다만 4차 추경이나 2차 재난지원금 지급 추진에 대해선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3차 추경이 집행되기 시작한 지 두 달이 채되지 않은 만큼, 기존 예산을 빠르게 집행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다 쓰러진 다음에 뒤따라가서 대응하면 늦다"라며 "한 달 전과 상황이 다른 지금은 더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라는 추 의원의 지적에 "3차 추경으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예산 2조2천억원을 확보해 1인당 150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등 이미 확보된 예산으로 대책을 집행해가고 있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까지 가서 경제가 '셧다운'되면 추가 대책이 필요하지만, 기존의 재원으로 가능한지 아니면 추가 재원이 마련돼야 할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답했다.
정치권에선 4차 추경과 재난지원금을 강조하지만, 정부로선 그 재원과 효과를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는 의견이다.
이어 그는 "3차 추경 추진 당시에도 여러 비난과 지적이 있었는데, 내용도 자세히 듣지 않고 무조건 4차 추경하라는 것에 대해선 의견을 달리한다"라며 "소상공인 지원이나 고용충격에 따른 유동성 지원, 저소득층 지원 등은 기존 예산으로 착실히 지원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더라도 상반기 때처럼 전국민 대상이 아닌 저소득층 등을 중심으로 한 '선별적'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재난지원금의 3분의 1은 직접적으로 소비로 연결되는 등 소비 진작효과가 있었다고 인정한다"라면서도 "재원이 14조원 이상 들어갔다는 건 염두에 둬야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2차 재난지원금은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게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만간 사회적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보전하기 위한 특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정찬민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적용하면 소상공인의 매출은 턱없이 낮아질 것"이라며 "일부는 전면적인 영업중단을 해야하는데, 이들에 대한 보상 등 대책이 있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이미 긴급 경영자금, 임대료 경감 조치 등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은 이뤄지고 있다"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어려움이 더 커질 것인 만큼, 정부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해소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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